[주간政談<상>] 국회 의원회관 복도에서 라이딩?…'달나라 간' 유정주
온라인상에서 유정주 풍자 합성 사진 나돌아
이재명, 檢출석 방침 밝혀…安캠프 개소식에 의원 4명 참석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유 의원이 최근 국회의원회관 복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진이 퍼지면서다. 온라인상에서 자전거를 탄 유 의원을 풍자하는 합성 사진이 나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또다시 포토라인에 설 예정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오는 2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친명계'가 대거 동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홀로 검찰을 찾을 계획이다. 여야는 설 연휴를 앞두고 '민심'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민생 현안에 대해 뒷짐을 지면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설 밥상머리 민심은 최근 강력한 한파만큼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6박 8일 일정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일정을 마쳤다. 세일즈 외교에 나선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과정에서도 논란을 생산했다. 지난 15일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해 외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진땀' 해명을 내놓았지만,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는 상황이다.
-대통령 못지 않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조용할 날이 없다. 국민의힘 친윤 진영에서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파상 공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윤심'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나 전 의원은 출마를 고심하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원회관 복도에서 '자전거' 탄 유정주 의원…"1분 탔다" 해명
-지난 17일, 난데없는 사진 한 장이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서 퍼졌다고?
-맞아. 국회 보좌진들과 기자들 사이에서는 한 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국회의원회관 실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뒷모습이 포착된 사진이 공유되기 시작했어. 사진 속 여성은 긴 코트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의원회관 복도를 활보하는 모습이었지.
-다들 누군지 궁금해하던 찰나에 '실내 자전거 탑승'의 주인공은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 초선)인 것이 드러났어. 앞서 지난 13일 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일선물로 보좌진들로부터 자전거를 선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며 생일을 축하받는 영상을 올렸어. 영상을 보면 유 의원의 옷차림과 선물 받은 자전거 모양이 사진과 같은 것을 알 수 있어.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 "보좌진들의 축하. 요즘 많이 힘들 텐데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줬다"며 #자전거선물 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어.
-유 의원은 왜 그랬대?
-선물 받았으니 잠깐 탄 거라고 하네. 유 의원 측은 언론에 "유 의원이 탄 자전거는 보좌관들이 선물한 게 맞다" "유 의원이 자전거를 탄 지 오래됐다며 잠깐 타본 것" "1분 탄 것"이라고 해명했어. 1분 탔는데 그 순간이 포착된 것도 절묘하네(웃음).
-유 의원이 실내에서 자전거를 탄 사실이 알려지자 국회 안팎으로는 '상식에 어긋난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어. 한 보좌진은 "아무리 짧은 시간 탔다고 해도 보는 눈이 많은데 실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 또 다른 국회 관계자들도 "상식이 없는 것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비판했어. 아이들도 복도나 실내에서 퀵보드나 자전거를 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현역 국회의원이 그 정도 생각도 없다는 거야.
-유 의원의 자전거 탑승 사실이 알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합성 사진을 만들어 인터넷상에 공유되기도 했어. 유 의원이 자전거를 탄 모습에 영화 'E.T'가 떠올랐나 봐.
-1분 탔다고 해명하긴 했지만,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실내 복도에서 국회의원이 바퀴 달린 자전거를 탄 사실은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이네. 유 의원 관련 기사에는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사람과 부딪히면 어쩌려고 그러나' 등 안 좋은 온라인 반응이 대부분이었어. 심지어는 유 의원이 비례대표인 점을 들어 비례대표의 필요성이 의심된다는 폄하 댓글도 다수 있었어. 의원들을 향해 국민들의 보는 눈이 많은 만큼 앞으로는 좀 더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야.
◆시장골목·지지자 앞에서 "檢 출석하겠다" 밝힌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가 끝나고 오는 28일 오전 10시 30분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밝혔어. 지난 대선 때부터 떠들썩하게 했던 '대장동·위례 개발 의혹' 건에 대한 소환조사에 응한 거야. 이전 두 번의 소환 통보 때와는 대응이 달랐다고?
-맞아. 이 대표는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는 일정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입장을 밝혔어. 게다가 주말인 28일 변호사만 대동하고 홀로 출석하겠다고 한 거야.
-첫 번째 소환 통보 때는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았다면서 출석 대신 서면답변으로 대체했어. 발표도 당시 본인이 아닌 안호영 수석대변인이 했어. 두 번째 '성남FC 의혹'과 관련해선 지난해 12월 21일 소환 통보를 받았는데 지난 6일에야 대변인을 통해 일정을 확정 지었어. 그런데 이번에는 소환통보를 받자마자 언론에 알려졌고, 출석 여부 발표도 이틀 뒤에 본인이 직접 한 거야.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예측했어?
-어느 정도 예측은 됐어. 지난 16일 검찰 소환 통보 소식에 당은 당황스러운 모습이었지만, 이전처럼 '검찰의 일방적 통보'라느니 하면서 강하게 반발하는 느낌은 없었어. 당황했던 건 이유가 있더라고.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선 담당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상태인데 검찰이 '성남FC 의혹' 담당하는 변호사에게 전화로 통보했다고 해. 당대표실이나 의원실이 이메일, 전화, 팩스로 받은 게 전혀 없었대. 이후 17일 오전에서야 이메일로 출석 요구서가 왔다고 해. 검찰이 왜 당대표실이나 의원실 통해서 바로 보내지 않았는지 이해가 좀 안 가긴 해.
-그런데 왜 하필 전통시장에서 발표한 걸까.
-검찰의 야당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생을 챙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던 것 같아. 특히 설 명절에 가족, 친지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잖아. 이 대표가 말한 대로 자신의 특장기인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생각돼.
-그가 시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지지자들, 유튜버들이 모여들면서 어림잡아 200여 명이 있었던 것 같아. 이 대표가 자리를 옮길 때마다 그의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취재진, "유튜버분들 한쪽으로 모이세요" "사람들 지나가게 멈추지 말고 이동하세요"라며 인원 통제하는 당직자, "대표님 멋져요" "힘내세요" 응원하는 지지자들, "이럴 때만 오면 고마워할 줄 아나" "오히려 피해만 준다"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상인과 시민들로 인해 굉장히 혼잡했어. 이 대표가 상인들과 나누는 대화도 거의 안 들리더라고. 이 대표는 한우 고기와 피스타치오, 감 등 장을 보고 에코백에 담았어.
-이 대표가 주말에 홀로 출석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비이재명계에서도 "굉장히 잘한 결정"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지?
-비명계는 계속 당대표 리스크에 당이 나서지 않고 대표가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리대응론'을 주장해왔는데, 이 대표가 이런 의견을 반영했다고도 볼 수 있지. 지난 17일에는 '성남FC 의혹' 관련 검찰에 제출했던 A4용지 6장짜리 진술서도 SNS에 올려서 공개했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인 듯해.
-일단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한 과제는 풀었는데, 해결해 나가야 할 리스크는 여전히 있어.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국내에 송환되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의혹도 다시 재점화된 상황이야. 이 대표는 지난 18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대낮 도깨비 같은 일"이라며 증거가 전혀 없는 '마녀사냥'이라고 강변했어. "변호사비 대납으로 (검찰이)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는 말까지 했어. 다만 '김 전 회장을 모르나'라는 질문에는 "전화 통화는 누군가가 술 먹다가 (제게 전화를) 바꿔줬다는 이야기가 있다. 저는 그게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어. 아마도 지난 대선 때 방송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에 대해 "모른다"고 했다가 함께 출장을 갔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엔 더 신중하게 답변한 것으로 보여.
-이 대표는 '홀로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지지자들은 벌써 28일 집결을 예고했어. 검찰에선 "출석 일정을 협의하지 않았다"면서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입장이더라고. 이 대표 측과 검찰 간 기 싸움도 눈여겨볼 만해. 이번 대응이 설 밥상머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
◆"여기서도 북 소리가?"...안철수 '170V' 캠프 출정식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캠프 출정식을 열었다며?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안 의원의 '170V 캠프 출정식'이 있었어. 내년 총선에서 170석으로 승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해. 안 의원은 자신을 '수도권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차기 당 대표는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어. 안 의원이 서울 노원구에서 초재선을 하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3선을 했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지.
-안 의원은 연단에 서서 파워포인트(PPT)로 당 대표 공약 등을 설명했는데, 반도체나 산업 관련 이야기를 할 때 조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 한 지지자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지자들한테 썩 와닿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하더라고.
-이날 출정식에는 몇 명이나 왔어?
-안 의원 측에서는 700여 명이 모였다고 해. 이날 관심사 중 하나는 '현역 의원들이 얼마나 올까'였어. 안 의원과 경쟁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의 캠프 개소식에는 40명 정도가 왔었으니까. 안타깝게도(?) 안 의원 캠프 출정식을 찾은 현역 의원들은 이명수, 이용호, 지성호, 최연숙 의원으로 4명에 그쳤어. 안 의원과 '국민의당'에서 동고동락했던 이태규·권은희 의원은 참석할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더라고.
-사회자는 내빈 소개를 할 때 서정숙 의원도 왔다고 말했는데, 서 의원은 그 자리에 없었어. 서 의원 측에서는 "사회자가 실수한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했지. 안 의원은 출정식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일부러 현역 의원들을 부르지 않았다"며 "청년 위주로 해서 고민을 나누려고 했는데 알아서 오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어.
-이날 출정식에서 북소리가 크게 들렸다는데?
-맞아. 한 중년 남성이 북을 들고 왔는데 안 의원의 열렬한 지지자였어. 남성은 안 의원이 연설 도중 호응을 유도할 때나, 지지자들이 "안철수! 당대표!"를 연호할 때마다 박자에 맞춰서 북을 쳤어. 큰 북은 아니었고 사물놀이를 할 때 사용하는 북 같았어. 확실히 북소리가 들리니까 출정식 분위기가 살더라고. 주변 반응도 "북 좋다!" "아주 잘 가지고 왔네" 등으로 나쁘지 않았어. 그러고 보니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매번 북이 등장하네. 김기현 의원 캠프 개소식 때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사용했던 대북이 등장했었으니까.
-안 의원은 완주한다는 입장이지?
-응. 안 의원은 전대 완주 여부와 관련해 "지금 같아선 완주하지 못 하면 이상하다"고 답했어. 최근에도 "이번에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지. 안 의원은 유력 당권주자로 급부상한 김기현 의원을 직격하면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어. 안 의원은 지난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당내에 보면 공천에 대한 공포 분위기 때문에 함부로 다른 의원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그런 분위기들이 있다"며 "이런 분위기 누가 만들었나. 그건 김 의원이 만든 것"이라고 했지. 안 의원이 이번 당권 레이스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한번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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