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국회 의원회관 복도에서 라이딩?…'달나라 간' 유정주

신진환 2023. 1.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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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 유정주 풍자 합성 사진 나돌아
이재명, 檢출석 방침 밝혀…安캠프 개소식에 의원 4명 참석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 복도에서 자전거를 타 논란이다. 온라인상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과 함께, 유 의원의 자전거 타는 모습과 영화 'E.T' 포스터 배경이 합쳐진 합성 사진까지 등장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유 의원이 최근 국회의원회관 복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진이 퍼지면서다. 온라인상에서 자전거를 탄 유 의원을 풍자하는 합성 사진이 나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또다시 포토라인에 설 예정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오는 2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친명계'가 대거 동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홀로 검찰을 찾을 계획이다. 여야는 설 연휴를 앞두고 '민심'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민생 현안에 대해 뒷짐을 지면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설 밥상머리 민심은 최근 강력한 한파만큼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6박 8일 일정의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일정을 마쳤다. 세일즈 외교에 나선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과정에서도 논란을 생산했다. 지난 15일 "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발언해 외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진땀' 해명을 내놓았지만,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는 상황이다.

-대통령 못지 않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조용할 날이 없다. 국민의힘 친윤 진영에서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파상 공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윤심'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나 전 의원은 출마를 고심하며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 실내 복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포착돼 여론의 비난을 샀다. /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유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의원회관 복도에서 '자전거' 탄 유정주 의원…"1분 탔다" 해명

-지난 17일, 난데없는 사진 한 장이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서 퍼졌다고?

-맞아. 국회 보좌진들과 기자들 사이에서는 한 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국회의원회관 실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뒷모습이 포착된 사진이 공유되기 시작했어. 사진 속 여성은 긴 코트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의원회관 복도를 활보하는 모습이었지.

-다들 누군지 궁금해하던 찰나에 '실내 자전거 탑승'의 주인공은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 초선)인 것이 드러났어. 앞서 지난 13일 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일선물로 보좌진들로부터 자전거를 선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며 생일을 축하받는 영상을 올렸어. 영상을 보면 유 의원의 옷차림과 선물 받은 자전거 모양이 사진과 같은 것을 알 수 있어.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 "보좌진들의 축하. 요즘 많이 힘들 텐데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줬다"며 #자전거선물 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어.

-유 의원은 왜 그랬대?

-선물 받았으니 잠깐 탄 거라고 하네. 유 의원 측은 언론에 "유 의원이 탄 자전거는 보좌관들이 선물한 게 맞다" "유 의원이 자전거를 탄 지 오래됐다며 잠깐 타본 것" "1분 탄 것"이라고 해명했어. 1분 탔는데 그 순간이 포착된 것도 절묘하네(웃음).

-유 의원이 실내에서 자전거를 탄 사실이 알려지자 국회 안팎으로는 '상식에 어긋난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어. 한 보좌진은 "아무리 짧은 시간 탔다고 해도 보는 눈이 많은데 실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 또 다른 국회 관계자들도 "상식이 없는 것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비판했어. 아이들도 복도나 실내에서 퀵보드나 자전거를 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현역 국회의원이 그 정도 생각도 없다는 거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 의원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풍자하는 합성 사진이 나돈다. 자전거를 탄 유 의원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향하는 합성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유 의원의 자전거 탑승 사실이 알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합성 사진을 만들어 인터넷상에 공유되기도 했어. 유 의원이 자전거를 탄 모습에 영화 'E.T'가 떠올랐나 봐.

-1분 탔다고 해명하긴 했지만,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실내 복도에서 국회의원이 바퀴 달린 자전거를 탄 사실은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이네. 유 의원 관련 기사에는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사람과 부딪히면 어쩌려고 그러나' 등 안 좋은 온라인 반응이 대부분이었어. 심지어는 유 의원이 비례대표인 점을 들어 비례대표의 필요성이 의심된다는 폄하 댓글도 다수 있었어. 의원들을 향해 국민들의 보는 눈이 많은 만큼 앞으로는 좀 더 주의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변호사만 대동하고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을 만난 뒤 검찰 소환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이 대표. /이동률 기자

◆시장골목·지지자 앞에서 "檢 출석하겠다" 밝힌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가 끝나고 오는 28일 오전 10시 30분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밝혔어. 지난 대선 때부터 떠들썩하게 했던 '대장동·위례 개발 의혹' 건에 대한 소환조사에 응한 거야. 이전 두 번의 소환 통보 때와는 대응이 달랐다고?

-맞아. 이 대표는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는 일정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입장을 밝혔어. 게다가 주말인 28일 변호사만 대동하고 홀로 출석하겠다고 한 거야.

-첫 번째 소환 통보 때는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모았다면서 출석 대신 서면답변으로 대체했어. 발표도 당시 본인이 아닌 안호영 수석대변인이 했어. 두 번째 '성남FC 의혹'과 관련해선 지난해 12월 21일 소환 통보를 받았는데 지난 6일에야 대변인을 통해 일정을 확정 지었어. 그런데 이번에는 소환통보를 받자마자 언론에 알려졌고, 출석 여부 발표도 이틀 뒤에 본인이 직접 한 거야.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예측했어?

-어느 정도 예측은 됐어. 지난 16일 검찰 소환 통보 소식에 당은 당황스러운 모습이었지만, 이전처럼 '검찰의 일방적 통보'라느니 하면서 강하게 반발하는 느낌은 없었어. 당황했던 건 이유가 있더라고. 이 대표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선 담당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상태인데 검찰이 '성남FC 의혹' 담당하는 변호사에게 전화로 통보했다고 해. 당대표실이나 의원실이 이메일, 전화, 팩스로 받은 게 전혀 없었대. 이후 17일 오전에서야 이메일로 출석 요구서가 왔다고 해. 검찰이 왜 당대표실이나 의원실 통해서 바로 보내지 않았는지 이해가 좀 안 가긴 해.

대표는 '검찰 출석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줄곧 침묵했다. 전통시장을 방문해 지지자 앞에서 '검찰 출석' 입장을 밝힌 것은 지지자 결집과 민생 행보 이미지 구축을 의도한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라인플랫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제정토론회'에 참석한 후 취재진에 둘러싸여 이동하고 있는 이 대표. /뉴시스

-그런데 왜 하필 전통시장에서 발표한 걸까.

-검찰의 야당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생을 챙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던 것 같아. 특히 설 명절에 가족, 친지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잖아. 이 대표가 말한 대로 자신의 특장기인 '정면 돌파'를 시도한 것으로 생각돼.

-그가 시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지지자들, 유튜버들이 모여들면서 어림잡아 200여 명이 있었던 것 같아. 이 대표가 자리를 옮길 때마다 그의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취재진, "유튜버분들 한쪽으로 모이세요" "사람들 지나가게 멈추지 말고 이동하세요"라며 인원 통제하는 당직자, "대표님 멋져요" "힘내세요" 응원하는 지지자들, "이럴 때만 오면 고마워할 줄 아나" "오히려 피해만 준다"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상인과 시민들로 인해 굉장히 혼잡했어. 이 대표가 상인들과 나누는 대화도 거의 안 들리더라고. 이 대표는 한우 고기와 피스타치오, 감 등 장을 보고 에코백에 담았어.

-이 대표가 주말에 홀로 출석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비이재명계에서도 "굉장히 잘한 결정"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지?

-비명계는 계속 당대표 리스크에 당이 나서지 않고 대표가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리대응론'을 주장해왔는데, 이 대표가 이런 의견을 반영했다고도 볼 수 있지. 지난 17일에는 '성남FC 의혹' 관련 검찰에 제출했던 A4용지 6장짜리 진술서도 SNS에 올려서 공개했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인 듯해.

-일단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한 과제는 풀었는데, 해결해 나가야 할 리스크는 여전히 있어.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국내에 송환되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의혹도 다시 재점화된 상황이야. 이 대표는 지난 18일 KBS 9시 뉴스에 출연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대낮 도깨비 같은 일"이라며 증거가 전혀 없는 '마녀사냥'이라고 강변했어. "변호사비 대납으로 (검찰이) 기소하면 미쳤다고 생각한다"는 말까지 했어. 다만 '김 전 회장을 모르나'라는 질문에는 "전화 통화는 누군가가 술 먹다가 (제게 전화를) 바꿔줬다는 이야기가 있다. 저는 그게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어. 아마도 지난 대선 때 방송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에 대해 "모른다"고 했다가 함께 출장을 갔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엔 더 신중하게 답변한 것으로 보여.

-이 대표는 '홀로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지지자들은 벌써 28일 집결을 예고했어. 검찰에선 "출석 일정을 협의하지 않았다"면서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입장이더라고. 이 대표 측과 검찰 간 기 싸움도 눈여겨볼 만해. 이번 대응이 설 밥상머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해.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선거 170V 캠프 출정식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그는 차기 당 대표 요건으로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여기서도 북 소리가?"...안철수 '170V' 캠프 출정식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캠프 출정식을 열었다며?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안 의원의 '170V 캠프 출정식'이 있었어. 내년 총선에서 170석으로 승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해. 안 의원은 자신을 '수도권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차기 당 대표는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어. 안 의원이 서울 노원구에서 초재선을 하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3선을 했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지.

-안 의원은 연단에 서서 파워포인트(PPT)로 당 대표 공약 등을 설명했는데, 반도체나 산업 관련 이야기를 할 때 조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 한 지지자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지지자들한테 썩 와닿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하더라고.

-이날 출정식에는 몇 명이나 왔어?

-안 의원 측에서는 700여 명이 모였다고 해. 이날 관심사 중 하나는 '현역 의원들이 얼마나 올까'였어. 안 의원과 경쟁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의 캠프 개소식에는 40명 정도가 왔었으니까. 안타깝게도(?) 안 의원 캠프 출정식을 찾은 현역 의원들은 이명수, 이용호, 지성호, 최연숙 의원으로 4명에 그쳤어. 안 의원과 '국민의당'에서 동고동락했던 이태규·권은희 의원은 참석할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더라고.

-사회자는 내빈 소개를 할 때 서정숙 의원도 왔다고 말했는데, 서 의원은 그 자리에 없었어. 서 의원 측에서는 "사회자가 실수한 것 같다"며 당혹스러워했지. 안 의원은 출정식 후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일부러 현역 의원들을 부르지 않았다"며 "청년 위주로 해서 고민을 나누려고 했는데 알아서 오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어.

한 중년 남성이 안 의원 캠프 출정식에서 북을 치며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남성은 안 의원이 연설 도중 호응을 유도할 때나, 지지자들의 연호에 맞춰 북을 쳤다. /김정수 기자

-이날 출정식에서 북소리가 크게 들렸다는데?

-맞아. 한 중년 남성이 북을 들고 왔는데 안 의원의 열렬한 지지자였어. 남성은 안 의원이 연설 도중 호응을 유도할 때나, 지지자들이 "안철수! 당대표!"를 연호할 때마다 박자에 맞춰서 북을 쳤어. 큰 북은 아니었고 사물놀이를 할 때 사용하는 북 같았어. 확실히 북소리가 들리니까 출정식 분위기가 살더라고. 주변 반응도 "북 좋다!" "아주 잘 가지고 왔네" 등으로 나쁘지 않았어. 그러고 보니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매번 북이 등장하네. 김기현 의원 캠프 개소식 때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사용했던 대북이 등장했었으니까.

-안 의원은 완주한다는 입장이지?

-응. 안 의원은 전대 완주 여부와 관련해 "지금 같아선 완주하지 못 하면 이상하다"고 답했어. 최근에도 "이번에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지. 안 의원은 유력 당권주자로 급부상한 김기현 의원을 직격하면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어. 안 의원은 지난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당내에 보면 공천에 대한 공포 분위기 때문에 함부로 다른 의원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그런 분위기들이 있다"며 "이런 분위기 누가 만들었나. 그건 김 의원이 만든 것"이라고 했지. 안 의원이 이번 당권 레이스에서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한번 지켜보자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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