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설을 맞기 위한 제언 [삶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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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까치설날이고, 내일은 설날이다.
설 연휴 기간에 48만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제사가 기록된 중국의 고전문헌 '설문해자(說文解字)' '예부(禮部)'에서 "신을 섬겨서 복을 구하는 것(以事神致福)"이란 구절을 통해 제사가 길흉화복과 연관되어 있음이 확인된다.
어쨌든 설 차례상은 간단하게 차려도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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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까치설날이고, 내일은 설날이다. 아마 어제부터 많은 이들이 교통정체를 피해서 고향으로 향했을 것이다. 그리고 부지런히 차례 지낼 준비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설에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가장 많다고 한다. 설 연휴 기간에 48만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렇게 명절 동안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늘다 보니 '조상 덕을 본 사람은 해외여행을 가고, 조상 덕을 못 본 사람은 집에서 제사를 지낸다'는 우스개가 생겼다. 아닌 게 아니라 한국의 전통사회에서 제사는 길흉화복과 연관 지어 강조되었다.
제사의 길흉화복은 고대 중국 사상에서 기원한다. 제사가 기록된 중국의 고전문헌 '설문해자(說文解字)' '예부(禮部)'에서 "신을 섬겨서 복을 구하는 것(以事神致福)"이란 구절을 통해 제사가 길흉화복과 연관되어 있음이 확인된다. 유교사상의 기초를 정립한 공자가 제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은 당연했다. 조선의 유교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주자는 후손이 최고의 정성과 존경심을 표하면 제사를 지내는 동안 조상의 기(氣)를 불러올 수 있다고 제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오늘날의 제사는 '주자가례(朱子家禮)'에 따름이다. 이때 제사는 부모가 살아있을 때 효(孝)를 행하는 것처럼 지내야 하는 것이다. 제사 수행과 효의 실천은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제사가 한반도에서 생활화된 것은 17세기 이후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부를 축적한 일부 계층이 양반으로 신분상승을 꾀하기 시작하고, 19세기에 이르러 양반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면서 제사 의례가 보편화되었다. 이들은 양반임을 입증하기 위해 제사를 성대하게 지냈다. 제사는 양반만 지내는 의례였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지배층의 문화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피지배층은 지배층의 문화를 추종하기 때문이다.
사실, 길흉화복을 떠나 제사는 고인(故人)을 기리는 일이다. 옛 문헌에 따르면 제사는 자신의 시원(始原)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다시 말하자면, 내가 있게 된 근원을 되돌아보는 일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차례나 제사는 참 근사한 일이다. 하지만 오늘날 설 명절은 명절증후군을 야기하고 가족 간의 갈등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차례를 지내기보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성균관도 그것을 의식한 것인지,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 종류는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고 기름에 지진 음식은 꼭 차례상에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하였다. 한국학진흥원도 '제례문화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의 주된 내용은 차례는 조상에게 예(禮)를 올리는 간단한 의식이고, 기일제사가 각양각색의 음식을 차리는 의례라는 것이다. 어쨌든 설 차례상은 간단하게 차려도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차례상을 간단하게 차리면 무조건 문제가 해결되는 일인지 모르겠다. 전통사회는 남녀 성 역할 구분에 따라 가사노동을 여성에게 강제하였던 것인데, 성 역할의 구분이 사라진 오늘날에도 여전히 여성에게 가사노동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부디 성별과 나이를 떠나서 온 가족이 함께 수고하는 명절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면, 조상이 복(福)을 따로 주지 않아도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윤복실 서강대 미디어융합연구소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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