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UAE 적’ 발언 이란서 오해”…민주 “尹은 막말해도 되는 골목대장인가”

이동준 2023. 1. 2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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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법조·학계 원로들 “尹 정권 8개월 새 나라 체제 무너져” 비판
윤석열 대통령(뒷줄 오른쪽)과 부인 김건희 여사(앞줄 왼쪽)가 1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크 부대를 찾아 장병 가족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은 19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 발언과 관련, 이란측 반발에 대해 "다소 이란 측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선 15일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라며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즉각 큰 논란을 불렀고 이란 측은 “외교부의 설명을 기다린다”면서 해명을 요구하며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의 스위스 방문을 수행하고 있는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저녁 취리히 현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아크 부대 장병들에게 아랍에미리트(UAE)가 직면한 엄중한 안보현실을 직시하면서 열심히 근무하라는 취지의 말씀이었다"며 해명했다.

이어 "해당 발언은 한국과 이란의 관계와는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이란 측은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자국 주재 윤강현 한국대사를 불렀고, 이에 우리 외교부도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란이) 동결자금 문제, 윤 대통령의 핵무장 관련 발언 등을 문제 삼는 것을 보고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오해를 했기 때문에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설적으로 오해라는 게 증명됐기 때문에 우리 측도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명확히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해가 풀린다면 정상화가 빨리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오해를 증폭시켜 문제를 어렵게 만들 생각은 양측 모두 없을 것으로 저희들은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윤 대통령 발언을 옹호하면서 국민의힘도 비판 대상이 됐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20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발언 이후 한·이란 관계가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며 "대통령 실언이 겪지 않아도 될 국제 논란을 일으키고 국익을 해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의힘은 대통령 감싸기에만 열을 올린다"며 "이란을 깡패 국가, 악의 축 운운하며 국제 분쟁을 키우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이 아무 말이나 해도 되는 골목대장인가"라며 "국가 지도자 실언으로 국익이 훼손되고 있는데 성은이 망극하다, 지당하다고만 외치는 사람들이 제 정신인가"라고 개탄했다.

그는 "김기현 의원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같이 민주당이 대표를 버려야 살 수 있다고 조롱했다"며 "날마다 사고치는 대통령엔 눈 감고 멀쩡한 야당 대표에 낙인찍으려는 야비한 술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기현 의원에게 그 말씀 그대로 돌려드린다. 가는 곳마다 사고치는 대통령을 떠받들기만 한다면 국민의힘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종교·법조·학계 원로들이 ‘비상시국회의’를 제안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이 등장한 지 8개월 동안 이전에 있었던 대한민국 체제가 거의 허물어지고 있다”고 크게 우려했다.

함세웅 신부와 김상근·안재웅 목사,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등 재야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원로 수십명은 19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검찰독재·한미 핵훈련 저지를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제안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법치주의를 내세워 시민단체 등 반대편을 종북세력·부정부패 세력으로 낙인찍으려 한다”며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또 “윤석열 정권은 정치검사들을 앞세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노동자화 평범한 시민들의 삶을 벼랑으로 밀어내는 불평등·양극화를 강요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등장과 함께 한국 국민은 검찰 독재와 파국적 경제위기, 그리고 엄습하는 핵전쟁의 위험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법치를 가장한 반노동·친기업 정부임을 스스로 감추려 하지 않고 있다”며 “노동조합에 ‘귀족노조’의 딱지를 붙이고 부패 집단의 이미지를 덧씌워, 노동운동을 노골적으로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윤석열 정부는 허울뿐인 법치주의를 앞세워 대통령 일가와 집권 세력은 치외법권 위에 올려놓은 채, 야당과 시민단체 등 반대편을 종북세력·부정부패 세력으로 낙인찍으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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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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