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물도 부족한 섬마을…“설이라도 오지 마라”
[앵커]
남부지방에 이어지는 극심한 가뭄으로 특히 섬마을 주민들의 고통이 큽니다.
몇몇 섬에선 제한 급수로 마실 물까지 부족해지면서 설에 가족들이 오는 것까지 말리고 있다고 합니다.
김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시에서 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섬, 욕지도.
9백여 가구 주민 천 5백여 명의 유일한 상수원인 '욕지 저수지'의 수위는 4m, 지난해 시작된 가뭄에 연 평균 수위의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물이 고갈될 상황에 놓이자 가정마다 이틀에 한 차례 4시간 동안만 급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만철/욕지도 이장협의회 단장 : "지금 가면 갈수록 물이 고갈이 돼가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 주민들 지금 물 걱정 때문에 걱정입니다. 앞으로."]
욕지도에서 30분 거리의 우도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60여 명 주민들의 상수원인 200톤짜리 물탱크는 텅 비었습니다.
통영시의 급수선이 2주마다 물탱크를 채워주지만 2시간이면 동납니다.
빗물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김영래/우도마을 이장 : "저희 같은 경우는 제한 급수 자체가 안 됩니다. 물이 없는데 제한 급수를 어떻게 해요."]
가구당 한 달에 한 번 받는 1.8ℓ 병물 36개가 식수이자 생활용수인 겁니다.
마실 물도 부족하다 보니 목욕과 빨래는 2시간 넘게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 해결해야 합니다.
설 명절이지만 타지 가족들에게 고향 방문을 말리고 있습니다.
[천양급/우도 주민 : "애들은 오지 말라고 했죠. 설음식은 이제 꿈도 못 꾸는데 엊그제 시에서 물이 조금 왔어요. 그래서 지금 한 통 받아 놨어요. 그걸로 이제 나물은 조금 해야죠."]
이처럼 물 부족에 제한 급수를 겪는 섬 주민들은 경남 통영과 전남 완도 주민 만 5천여 명입니다.
최근 정부는 시민들이 가뭄이 심각한 자치단체에 생수를 기부할 수 있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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