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국민의힘 결선투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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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득표자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2위 득표자가 다시 맞붙는 결선투표제는 한국 정치에서 여러 번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1979년 5월 신민당 총재를 뽑는 전당대회는 김영삼과 이철승의 2파전이었다.
1차 투표에서 이철승이 751표 중 292표를 얻어 김영삼(267표)에 25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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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9월 신민당이 박정희와 맞설 대선 후보를 선출할 때도 결선투표에서 이변이 펼쳐졌다. 당 주류였던 유진산계가 김영삼을 지원하며 1차 투표에서는 김영삼이 885표 중 421표를 얻어 김대중(382표)을 앞섰다. 그러나 결선투표에서 김영삼 지지를 약속했던 이철승이 마음을 바꿔 김대중 손을 들어주며 김대중이 884표 중 458표를 얻었고, 김영삼은 410표를 얻는데 그쳤다.
3월8일 전당대회를 치르는 국민의힘은 지난달 경선 룰을 변경해 ‘당심’만으로 당대표를 뽑도록 했고, 결선투표제도 도입했다. 주류인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친윤계 후보 당선을 위한 안전장치로 결선투표제를 부활시킨 것이다. 친윤 주자가 난립하면 ‘당심 100%’ 룰로도 안심할 수 없어 친윤 대 비윤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주려는 게 친윤의 속내였다.
그러나 경선 구도는 친윤 진영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친윤 진영이 김기현 의원을 노골적으로 지원하면서 다른 주자들 사이에 ‘반(反) 김기현’ 연대 움직임이 싹트고 있다. 더구나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이 ‘윤심’을 업고 1위로 올라섰으나, 2∼4등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율 합산이 김 의원을 많이 앞서고 있다. 김 의원과 반김 성향의 주자 1명이 결선투표에 진출하면, 탈락 후보 지지율을 반김 주자가 상당 부분 흡수할 가능성도 높다. 가상 양자 대결(김기현 대 안철수)에서 김 의원이 뒤지는 여론조사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결선투표제가 이번에도 이변을 만들어 낼지가 경선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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