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국 물리학자들, 진일보한 양자정보 기술 개발

최순원·최준희·김은종, '네이처·사이언스'에 연구 성과 게재
양자컴퓨터 성능 정량평가·초전도 양자컴퓨터 개발 기대

왼쪽부터 최순원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최준희 스탠퍼드대 교수, 김은종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박사.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물리학자들이 양자정보기술 개발을 가속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와 '사이언스'(Science)에 연달아 발표하면서 활용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최순원 교수와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마누엘 안드레스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를 맡은 연구팀은 지난 19일 '네이처'에 양자컴퓨터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측정할 수 있는 신기술을 공개했다. 연구를 직접 수행한 당시 칼텍 소속 최준희 현 스탠퍼드대 교수가 공동 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많은 입자가 모인 양자역학적 시스템의 무작위성(randomness) 속 일정한 통계학적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역으로 활용해 양자시뮬레이터의 특성을 측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대부분의 양자시뮬레이터와 양자컴퓨터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를 통해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방법과 원하는 계산을 양자컴퓨터로 수행할 때 양자컴퓨터가 올바른 답을 줄 확률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양자기술 신뢰도가 표준화된 범용적인 방법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완벽한 양자컴퓨터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20일에는 칼텍 소속 김은종 박사가 주도하고, 최순원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초전도 메타물질 기반의 새로운 양자시뮬레이터 개발' 성과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이들은 기존 양자시뮬레이터와 양자컴퓨터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양자비트'와 쉽게 결합할 수 있는 초전도 광메타물질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10개 양자비트 간 비국소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양자시뮬레이터를 시연했다.

당초 양자비트의 수가 늘어날수록 기술적 한계로 인해 제어능력이 감소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특히 복잡한 양자연산을 가능하게 하는 양자비트 간 상호작용 범위도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양자비트가 빛에 의해 매개된 상호작용의 경우 범위가 제한되지 않고 확장성이 유지된다는 점에 주목했고, 최순원 교수와의 협력을 통해 장거리 상호작용으로부터 오는 '양자 혼돈' 현상을 보고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양자시뮬레이터 플랫폼을 실용적인 초전도 양자컴퓨터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순원 교수는 대전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칼텍 학사, 하버드대 박사학위를 거쳐 현재 MIT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1년 'MIT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하는 '35세 미만 젊은 혁신가상'에 한국대표 후보로 뽑히기도 했다.

최준희 교수는 한성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수석졸업한 뒤 하버드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칼텍 연구원을 거쳐 최근 스탠퍼드대 조교수로 임용됐다.

김은종 박사는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학사, 칼텍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칼텍의 IQIM 펠로십에 선정돼 양자정보를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