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마지막 판자촌, 재난에 극도로 취약
[앵커]
구룡마을에는 오래된 가건물들이 몰려있어 특히 화재에 취약합니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불이 났었는데 구조적인 문제는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구 개포동, 타워팰리스를 지척에 둔 구룡마을은, 철거민들이 1980년대 말부터 모여 산 곳입니다.
무허가 판자촌이었던 만큼 '전입신고'가 허용되기까지만 20여 년이 걸렸고 2011년 그 무렵부터 이곳도 개발 예정지가 됐습니다.
하지만 보상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힌 터라, 실제 개발은 쉽지 않았고, 그 사이 구룡마을에선 '재난'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최근 10년 동안에만 화재 20건.
2014년도엔 사망자까지 나왔고, 2017년에도 20여 가구, 지난해 3월에도 10여 가구가 불에 탔습니다.
[A 씨/구룡마을 주민/음성변조 : "자다가 불이야 소리 하나 나면, 다들 일어나요. 알람 소리보다 더 해요."]
구룡마을은 이렇게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데다가 불에 잘 타는 부직포가 외벽을 감싸고 있어 한번 불이 나면 큰 피해로 번질 수밖에 없습니다.
집 안팎으로 LP 가스통이 즐비하고.
[B 씨/구룡마을 주민/음성변조 : "(이번에) 불났을 때 펑펑 터지는 게 다 가스통이에요."]
비좁은 골목은 소방차 진입도 어렵습니다.
[신용호/강남소방서 소방행정과장 : "화재 연소 확대가 빠른 가건물 구조라서 확대되지 않았나..."]
주민들은 '불안'에 익숙해졌습니다.
[B 씨/구룡마을 주민/음성변조 : "(비가 오면) 전선이, 불이 불꽃이 막 튀어가지고."]
[A 씨/구룡마을 주민/음성변조 : "코드를 하나만 놓고 사용을 한다거나...(겨울에도) 전열 기구를 놓고 쓴다거나 겁나서 쓰지도 못해요."]
'먹고 사는 일' 자체가, 구룡마을에선 곧 '위험'이 되기도 합니다.
[A 씨/구룡마을 주민/음성변조 : "여기다가 기름 넣고 튀긴다고 생각해보세요. 여기 싱크대 밑에 쪽에 (기름 다 튀고)...점점 (선반이) 앞으로 넘어오잖아요 이렇게."]
[B 씨/구룡마을 주민/음성변조 : "연탄재를 갈아 넣잖아요 이런데서 불이 붙는 거예요. 그래서 (불이) 나는 거예요."]
화재뿐만이 아니어서, 지난해 여름엔 '침수'로도 이재민 백여 명이 발생했습니다.
재난이 터질 때마다 구호소로 대피했다 돌아오는 일이 거의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안민식 조원준 하정현/영상편집: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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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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