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돌아갈래!”…‘코로나 보릿고개’ 3년간 가계빚 눈덩이로
지원금 등 소득 12% 증가했지만
3년간 물가 8% 넘게 뛰어 효과 반감
젊은층 빚 늘고 빈부격차 더 커져
20일 매일경제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민 경제 변화상을 분석한 결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20년 3744만원에서 지난해 말 4204만원으로 12.3%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한국은행 성장전망(2.6%)에 기획재정부 GDP디플레이터 증가율(2.5%), 유엔의 지난해 인구 추계치(5183만명)를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성장률 기저효과와 재난지원금 등 영향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돈의 힘으로 파국은 맞았지만 풀린 유동성에 물가가 오르고 가계빚이 폭증하며 실질 소득은 주춤했다. 코로나19 사태 3년간 1인당 실질소득은 3530만원에서 약 3620만원으로 2.5% 찔끔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물가에 기름을 부은 것도 코로나19다. 각국 일손 부족에 공급망이 교란되며 상품값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국제 원자재값이 급등했다. 2020년 0.5%에 그쳤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1%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3년간 누적 상승률은 8.3%에 달했다.
전임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3년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1000조원 넘는 나랏빚 부담으로 되돌아왔다. 기재부는 지난해 국가채무가 1069조원를 넘어선 후 올해는 1134조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411조원 불어날 것으로 봤다.
경기 부양을 위해 한국은행이 공격적으로 돈줄을 풀자 주식·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서민들은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며 가계 빚은 역대 최대인 1871조원(지난해 3분기 기준)까지 불어났고 이는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됐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코로나19 사태 3년간 8256만원에서 9170만원으로 11.1% 늘었다. 특히 ‘빚투’에 나선 젊은 층에서 빚 늘리는 속도가 가팔랐다. 최근 3년 새 29세 이하 가구 부채는 3479만원에서 5014만원으로 44.1% 뛰어 전 연령을 통틀어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빈부 격차 역시 커졌다. 지난해 소득 상위 20% 평균 가구 자산은 16억5457만원으로 하위 20% 가구(2584만원)의 64배에 달해 자산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구조개혁을 단행하면서 심각해진 양극화 문제까지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국면 정책 난제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둔화에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하는 등 각국에서 각자도생 흐름이 부쩍 강해졌다”며 “경제 효율성을 높이는 대책이 선행되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 경제는 성장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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