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번째 대결… 승리는 메시, MVP는 호날두
어쩌면 다시 볼 수 없을 ‘메-호 대전’이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세계 최고 축구 스타 자리를 다퉜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약 2년 만에 같은 그라운드에서 만났다. 이들의 통산 37번째 대결이 펼쳐진 무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20일 이곳에선 파리 생제르맹(프랑스)과 알 나스르-알 힐랄(이상 사우디) 연합팀이 친선 경기를 했다. 생제르맹이 메시의 선제골 등으로 5대4 승리를 거뒀다. 호날두는 2골을 뽑으며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한국 대표로 나갔던 장현수(알 힐랄)도 골 맛을 봤다.
◇맞대결 득점 23골로 같아져
메시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득점했다. 동료 네이마르가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넘겨준 공을 향해 달려든 뒤, 전진하는 골키퍼 옆으로 밀어넣었다. 사우디 연합의 주장을 맡은 호날두는 전반 34분 동점골로 응수했다. 공중볼 경합 도중 상대 골키퍼에게 반칙을 당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해결했다. 특유의 ‘호우 세리머니’에 6만8000여 만원 관중이 환호했다.
이 경기의 온라인 티켓 예매엔 200만명이 몰리면서 10분 만에 매진됐다. 라커룸에서 양 팀 선수들과 만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특별 입장권은 자선 경매를 통해 현지의 한 부동산 재벌에게 1000만사우디리얄(약 33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생제르맹은 약 1000만유로(약 134억원)의 초청료를 받고 왔다고 알려졌다. 전반 39분 후안 베르나트가 거친 수비를 하다 퇴장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다. 하지만 메시·네이마르·킬리안 음바페 트리오를 앞세워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43분엔 음바페가 문전으로 올린 공을 주장이자 센터백인 마르퀴뇨스가 마무리했다.
호날두는 전반 추가시간에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는데, 공이 오른쪽 골 포스트 아래쪽을 맞고 튀어 나왔다. 호날두는 수비수가 공을 걷어내려다 헛발질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쇄도하면서 두 번째 골을 꽂았다.
두 팀은 후반에도 골 잔치를 벌였다. 생제르맹은 세르히오 라모스(후반 8분), 음바페(후반 15분), 위고 에키티케(후반 33분)가 득점했다. 사우디 연합의 장현수(후반 11분), 탈리스카(후반 추가시간)도 골 그물을 흔들었다. 호날두는 후반 16분, 메시는 후반 17분 벤치로 물러났다. 역대 상대 전적에선 메시가 17승9무11패로 앞선다. 37경기에서 격돌한 둘은 똑같이 23골씩을 기록했다.
◇SNS로 우정 나눈 ‘메날두’
메시와 호날두는 2020년 12월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G조 경기에서 겨뤘다. 당시 유벤투스(이탈리아) 소속이던 호날두가 페널티킥으로 2골을 뽑아 메시의 FC 바르셀로나(스페인)를 3대0으로 눌렀다.
유럽 무대를 떠나 최근 중동으로 이적한 호날두는 메시와 인사하며 반가움을 나눴다. 경기 후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골 세리머니, 경기 최우수선수 선정 장면, 메시와 대화하는 사진 등을 올렸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동료였던 라모스와 어깨동무를 한 사진도 띄웠다. 알 나스르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른 호날두는 “다시 피치에 올라 득점까지 해서 정말 행복하다!!! 옛 친구들을 만나 좋았다”는 소감을 함께 전했다.
다음 달에 만 38세가 되는 호날두는 2025년 6월까지 연봉과 광고로 연간 2억유로(약 2680억원)를 받는다고 알려졌다. 사우디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할 전망이다. 메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선수 생활의 정점을 찍었다. 호날두와 메시가 실전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메시가 20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호날두와의 포옹 영상은 ‘옛 라이벌’에게 보내는 작별 인사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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