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남았는데…'강제동원 노동자 합숙소' 곧 철거

이주상 기자 2023. 1. 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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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말기에 지어진 대규모 임대주택 단지를 영단주택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영단주택에서, 강제동원 노동자 합숙소가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1941년 만들어진 96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 단지로, 격자형 도로를 갖췄습니다.

2년 전 재개발이 결정되면서 주민들이 이주한 뒤, 일제 말기 무기 제작에 동원된 조선 노동자들의 합숙소 16곳이 발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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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말기에 지어진 대규모 임대주택 단지를 영단주택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영단주택에서, 강제동원 노동자 합숙소가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문화재적 가치를 제대로 따져보기도 전에 건물이 철거될 상황입니다.

먼저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부평구 산곡동 87번지.

1941년 만들어진 96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 단지로, 격자형 도로를 갖췄습니다.

[손민환/부평역사박물관 학예사 : 조병창(무기 공장)이 생기려고 하니까 친일파들이 부지를 매수해, 임대용 주택을 만들어 놓은 거고.]

2년 전 재개발이 결정되면서 주민들이 이주한 뒤, 일제 말기 무기 제작에 동원된 조선 노동자들의 합숙소 16곳이 발견됐습니다.

천장에는 당시 건축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고, 일제 신문 위에 미군 신문 그리고 근대 신문까지, 벽지에는 굴곡진 근현대사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손민환/부평역사박물관 학예사 : 일본어 보이시죠? 그리고 여기 해방 이후에 미군들도 많이 들어와서 살거든요. (시대적) 층위가 그대로 보이고 있는 거죠.]

이런 합숙소가 여러 곳 있었다는 기록만 있을 뿐 실체가 확인된 유일한 곳인데, 철거는 이미 결정된 상황.

재개발 문화재 심의를 위해 제출된 2010년도 지표 조사 보고서엔 2호 내지 6호 연립 건물들로 부실 자재를 사용해 보존 의미가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합숙소의 존재는 물론, 단지의 구조나 가치를 알지 못한 겁니다.

이후 문화재청은 전혀 다른 조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14, 15호 건물들이 모여 88호의 한 블럭을 만들었고 노무자 합숙소, 극장, 다방 등이 남아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는 겁니다.

문화재청은 재개발 심의 때에는 매장 문화재만 조사했기 때문에 영단주택의 문화재적 가치를 몰랐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김호진, CG : 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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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7052128 ]

이주상 기자joos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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