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나경원, 장고 끝에 악수…지지율 올라가면 말려도 출마할 것"
기사내용 요약
"장제원, 1기 내각 장관으로 나경원 추천…배신감 느꼈을 것"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당권주자로 평가받는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지지율만 과거처럼 잘 나오면 아무리 (주변에서) 출마를 만류해도 출마할 사람"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출마를 하려면 빨리 선언하고 접으려면 빨리 접어야하는데 좌고우면(결정을 빨리 못하고 망설임)이 너무 길었다"며 "정치인이 이렇게 쓸데없이 시간을 많이 끌고 여러 사람 애간장을 녹이는 경우는 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고 있는 게 나 전 의원 본인에게 지지율이 높아지는 등 도움이 되면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그게 아니다"라며 "장고 끝에 악수가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2주 전쯤 나 전 의원과 직접 통화를 하며 나눈 이야기도 털어놨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김 전 의원에게 상의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에게 "이미 외통수(궁지에 몰린 상황)에 걸린 상탠데 정치인에겐 외통수는 상당히 안 좋은거니 어떤 길이든 빠른 판단을 내리라"고 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은 지지율만 과거처럼 잘 나오면 아무리 출마를 만류해도 출마할 사람"이라며 "그런데 국민적 여론이나 우리당원들의 지지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게 출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당심 지지도1위가 하락세를 걷고 있다. 최근 나온 4개의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 나 전 의원은 2위로, 김기현 의원이 1위를 차지하는 결과가 나왔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해임과 관련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한 발언을 20일 사과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의 '윤 대통령 본의' 발언은 큰 실수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진상 파악을 정확하게 하고 해임한 조치를 두고 '대통령은 잘 모르는데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로 잘렸다'는 식으로 나가는 건 누가 봐도 불찰"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최근 장제원 의원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한 이유도 설명했다. 장 의원은 최근 나 전 의원을 향해 '제2의 유승민'이라고 하며 불출마를 촉구했다.
김 전 의원은 "전 나 전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장 의원이) 일정 부분 대변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알기로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난 뒤 설 자리가 크지 않았던 나 전 의원에게 가장 호의적이었던 사람이 장제원 의원으로 안다"며 "당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대통령과 나 전 의원간 회동도 주선하고, 나 전 의원을 장관으로 추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런 장 의원이 이렇게 나온다는 건 나 전 의원이 공직자로서 본분을 망각한 이중적 행태에 대한 대통령의 불쾌한 심정을 반영한 게 아니겠느냐"며 "또 나 전 의원이 국정기조와 다른 정책을 내 혼선을 빚게 하고 사직서를 제출하는 모양새도 그렇고 대통령을 위한다고 하면서 다른 길로 가는 거에 대해 장 의원이 얼마나 배신감을 느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의원은 최근 이준석 전 대표가 "나 전 의원의 해임에 기시감이 느껴진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이 전 대표와 나 전 의원 사안은 내용과 본질이 다르다"며 "나 전 의원에게 윤 대통령과 각을 확실히 세우고 제대로 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거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이 대표가 어려울 때) 가장 많이 저격하고 아픈 말을 한 사람이 나 전 의원"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에 대해 "지금 나 전 의원에 대한 일련의 사태에서 가장 스텐스를 잘 잡고 처신을 가장 잘한 사람"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내년 총선을 걱정하는 당원들이 볼 때 지금 당권주자들은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런데 안 의원은 대선 경험도 많고 인지도도 높아 반사이익을 가져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아무리 간판 좋은 당대표를 뽑아 놓더라도 그 사람 간판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지 않는다"며 "총선은 윤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다. 따라서 가장 안정된 당정관계를 가져야하기 때문에 당원들과 국민들의 뜻을 잘 받으면서도 대통령과 원만한 소통을 이뤄내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한다"고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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