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코앞인데 '날벼락'…"옷 한 벌도 못 건졌다"

김덕현 기자 2023. 1. 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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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난 큰불에 마을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이곳 구룡마을에서는 화재 사고가 잦아서 2014년에는 주민 1명이 숨지기도 했고 그 뒤로도 벌써 12번이나 불이 난 건데, 같은 일이 왜 반복되는 건지, 김덕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이현규/서울 구룡마을 주민 : 내선이 엉망진창이야. 합선돼서 불이 나고. 그다음에 연탄 떼니까 연탄에서 불이 나고. 담뱃불 같은 거 길에 버려도 그게 또 불이 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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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난 큰불에 마을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이곳 구룡마을에서는 화재 사고가 잦아서 2014년에는 주민 1명이 숨지기도 했고 그 뒤로도 벌써 12번이나 불이 난 건데, 같은 일이 왜 반복되는 건지, 김덕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2014년 11월, 마을 고물상에서 시작된 불은 주민 1명의 목숨까지 앗아갔습니다.

이후 이듬해와 지난해에 이어 오늘(20일)까지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화재만 12건에 달합니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국제 행사를 준비하던 정부에게 당시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쫓겨난 철거민들이 자리 잡은 곳입니다.

대부분 30년 넘은 판잣집이라 겨울철 난방이 어려워 전열 기구를 많이 쓰는데, 오래된 전력 시설과 맞물려 누전 사고도 자주 일어납니다.

[이현규/서울 구룡마을 주민 : 내선이 엉망진창이야. 합선돼서 불이 나고. 그다음에 연탄 떼니까 연탄에서 불이 나고. 담뱃불 같은 거 길에 버려도 그게 또 불이 나고….]

불이 시작되면 큰 규모로 쉽게 번진다는 점도 위험 요소입니다.

마을 곳곳에 있는 건물들은 이렇게 성인 한 명이 지나가기 비좁을 정도로 빽빽하게 밀집돼 있습니다.

특히 보시면, 비닐이나 솜뭉치 등 가연성 물질로 덮여 있어서 불이 나면 더 취약한 구조입니다.

연탄과 LPG 가스통이 건물 사이사이 바깥에 놓인 데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60~70대 고령층이라, 대규모 인명 사고에 대한 우려도 큽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일대 재개발 사업을 마친다는 목표를 세워놨지만, 시 당국과 토지주, 마을 주민 간 갈등이 이어지며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김정렬/서울 구룡마을 주민 : 제수용품 어제 같은 날 많이 사 오거든요. 그릇이 있어요, 뭐 있어요. 싹 다 타버렸어요. 옷이고 뭐고 한 개도 못 건졌어요.]

삶의 터전을 잃은 구룡마을 이재민에게 설 명절은 더욱 차갑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원형희)

▷ 강남구 구룡마을에 큰불…주민 5백여 명 대피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7052115 ]

김덕현 기자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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