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앞두고" 이재민들 망연자실‥화재 취약 이유는?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 불은 추위를 막기 위해 둘러놓은 '떡솜'이라고 불리는 솜 뭉치를 타고 순식간에 번진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주민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지난 10년 사이 구룡마을에서는 대형 화재가 다섯 번이나 발생하는 등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서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화재가 휩쓸고 간 구룡마을은 그야말로 검게 내려앉았습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발생한 화재에 살림살이는 물론 살 곳 자체를 잃어버린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습니다.
[이춘자/피해 주민] "사람이나 죽지 않았으면 다행이지 너무 힘들었어요. 옆구리만 푹 쑤셔도 그냥 눈물이 날 것 같애…"
직접적인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놀라서 대피한 주민들도 이웃 걱정에 맘이 편치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신현순/구룡마을 주민] "명절이 가깝잖아요. 내일이 명절이잖아요. 근데 어떻게 대처를 해주려는지 모르겠네 이 사람들은…"
지난 10년간 구룡마을에는 5차례나 큰 불이 났고, 2014년에는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70대 주민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기도 했습니다.
화재에 취약한 판잣집들이 좁은 골목 사이로 밀집한데다, 곳곳에 널린 가스통과 연탄, 지붕과 맞닿은 전선 등도 위험 요소입니다.
[김재완/구룡마을 주민] "동네 사람들도 너무 오래되고 그러다 보니까 합선되고 그래도, 완전히 만성이 돼버렸어, 불나는 게."
특히 겨울이면 추위를 막기 위해 이른바 '떡솜'으로 불리는 단열재를 집에 두르는데, 솜뭉치나 비닐, 스티로폼처럼 불에 잘 타는 물질입니다.
오늘 불이 난 4지구는 구룡마을 중에서도 주택이 가장 밀집된 지역인데요.
거의 붙어있는 지붕마다 덮어놓은 떡솜은 불이 옮겨붙기 쉬워 화재가 순식간에 번지는 원인이 됐습니다.
[박재성 교수/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건물 자체에 가연성이 있고, 그리고 건물과 건물 사이가 굉장히 근접해 있고 붙어있다 보니까 급속하게 화재가 확대될 수 밖에 없는…"
하지만 주민들은 위험한 걸 알면서도 떡솜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양순복/구룡마을 주민] "찬바람이기 때문에 이걸 막아주기 위해서 이 보온덮개(떡솜)를 덮는 거야. 지붕을 잃을 수가 없으니까…"
지자체에서 매주 안전 점검을 벌이지만 화재에 무방비인 구조는 몇십 년째 그대롭니다.
구룡마을 재개발 방안이 발표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보상과 개발 방식을 두고 진통이 계속되는 사이, 주민들은 물난리와 불난리를 번갈아 겪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강재훈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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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남현택 강재훈 / 영상편집: 류다예
장슬기 기자(seul@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7698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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