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작품으로 시간죽이기? 터치 한번이면 ‘펀’한 세상으로 [설특집]
넷플릭스, 故 강수연 유작 영화 ‘정이’ 공개
최고의 전투 AI 개발 과정을 그린 SF 영화
학폭·치밀한 복수 다룬 ‘더 글로리’도 기대작
티빙, ‘아일랜드’도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술꾼도시 여자들’·‘재벌집 막내아들’ 큰 관심
‘미니언즈’ 등 아동용 애니·가족물 챙겨볼만
OTT마다 명절에 맞춰 개봉하는 신작이 있다.
넷플릭스는 20일 영화 ‘정이’를 공개한다. 고 강수연 배우의 유작이자, ‘부산행’ ‘지옥’ 등으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공고히 쌓아 올린 연상호 감독이라는 두 가지만으로도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떠나 인류는 우주에 자리를 잡았지만 그곳에서도 수십 년의 내전이 이어진다.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온 전설적인 용병 ‘정이’와 식물인간 상태가 된 정이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한국형 SF 영화’의 현주소를 가늠해볼 기회다.
최신작도 좋지만 이미 검증된 흥행작을 연휴에 몰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다만 요즘 OTT들이 시즌을 교묘하게 끊어서 공개하는 만큼 ‘기승전결’의 ’기승’ 정도만 나온 상태에서 정주행할 것인가, 아니면 조금 더 묵혔다가 완결된 후 볼 것인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대표적이다. 유년 시절 학교폭력으로 인생이 무너진 한 여자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치밀하게 복수를 준비하는 내용을 담았다. 로맨스 장르의 대가 김은숙 작가가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 송혜교와 서슬 퍼런 복수극을 정교하게 쌓아 올렸다. 복수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몰입력 강한 캐릭터와 치밀한 준비 과정만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티빙 ‘아일랜드’ 역시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서 ‘글로벌 TV 쇼’ 부문 10위 안에 드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한 시리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가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하는 인물들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파트2는 2월24일 공개된다. 웨이브에는 ‘약한 영웅 Class1’이 있다. 상위 1% 모범생이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성장기다.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콘텐츠 1위의 ‘효자 프로그램’이다.
방송 종영작도 대기하고 있다. ‘재벌집 막내아들’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높은 본방 시청률과 각종 패러디로 전 국민적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들인 만큼, 혹시라도 이 둘을 놓쳤다면 꼭 챙겨볼 가치가 있다. 다만 ‘과몰입’을 유발한 작품들이라 그런지 결말을 놓고는 두 작품 모두 ‘싫어요’ 여론이 많다는 점은 참고로 알아두길.
‘정주행’ 대신 짧은 시간, 잠깐만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극장 종영과 동시에 OTT 품으로 들어온 영화가 적격이다. 영화 ‘공조2:인터내셔날’, ‘외계+인’, ‘헤어질 결심’ 등이 ‘OTT 절찬 상영 중’이다. ‘아바타: 물의 길’이 극장가에서 화제인 만큼 2부를 보기 전에 ‘아바타’ 1편을 먼저 보는 것도 추천한다.
◆가족물 체크’ 필수
OTT는 장단이 명확한 플랫폼이다. 다양한 장르와 상상력으로 중무장한 만큼 수위도 높다. 별생각 없이 인기작이라고 틀었다가는 자녀와 ‘민망한’ 순간을 맞을 수도 있다. OTT별로 가족물을 따로 체크해서 챙겨보는 것을 권한다.
가장 손쉬운 선택은 애니메이션. 티빙의 ‘명탐정 코난 20기 더빙판’은 총 34편으로 구성된 시리즈다.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라 ‘아동용’이라 오해할 수 있지만 나름의 두뇌게임과 만화를 통해 두꺼운 팬층을 확보해 가족용으로 부담 없다. ‘명탐정 코난: 비색의 탄환’은 2022년 티빙 이용자들이 가장 오랫동안 감상한 콘텐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귀여운 노란 악당들의 향연인 ‘미니언즈2’도 지난해 극장 상영 후 OTT에 들어왔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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