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일본으로 랜선 여행, 스릴러와 드라마, 서바이벌 예능…‘꽉 찬 재미’[설 특집]
명절 연휴는 평소 길어서 ‘플레이’ 버튼을 누를 엄두가 나지 않았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프로그램을 몰아서 볼 기회다. 가족들과 같이 또는 혼자 볼만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하와이로 떠나는 랜선 휴가 ‘화이트 로투스’
설 연휴 때 ‘랜선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웨이브 시리즈물이다. 미국 HBO의 6부작 드라마 <화이트 로투스>는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이 공항에서 알려지며 시작한다. 시간은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 하와이의 특급 리조트 ‘화이트 로투스’를 보여준다. ‘알로하’라고 반갑게 인사하는 리조트 직원들, 푸르른 바다와 야자수는 휴가 느낌을 준다. 신혼여행을 왔지만 위태로워 보이는 부부와 가족인 듯 아닌 듯 삭막한 가족, 어머니의 죽음 이후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중년 여성, 그리고 뭐든지 해결해줄 것만 같은 리조트 매니저, 임신 사실을 숨기고 취업한 수습 직원까지. 시작은 범죄 추리물 같지만 알고 보면 부유층에 대한 풍자와 살인사건 수사, 그리고 유쾌한 코미디까지 잘 만들어진 블랙 코미디다. 연휴 기간 여행 온 기분으로 가볍게 보기에 제격이다. 최근 열린 제80회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정성스러운 한 끼 식사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은 지난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신작이다. 일본의 동명 만화를 한국에도 친숙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9부작 드라마로 만들었다. 일본 게이샤가 되기 위해 수련하는 연습생을 뜻하는 마이코들의 성장 이야기다. 게이샤가 되고 싶어 고등학교를 가지 않고 교토로 온 스미레와 키요는 소꿉친구다. 스미레는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멋들어진 춤사위를 보여주지만 키요는 재능이 없다.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나 싶을 즈음 우연히 주방에서 일을 하게 된 키요. 키요는 의외로 요리에 재능을 보이며 두 소녀는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한다. 게이샤라는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과 화려한 무대 뒤 소박하지만 정성껏 만드는 한 끼 식사를 통해 따뜻함이 전해진다. 일본 전통을 담은 교토 기온 거리와 따뜻한 한 끼 식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맛있는 일본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에 젖을 수 있다.
■명랑 기괴한 스릴러 ‘웬즈데이’
넷플릭스 <웬즈데이>는 팀 버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다. 똑똑하고 남을 비꼬는 데 능력이 있는 웬즈데이 아담스라는 주인공이 부모의 모교인 기숙학교 ‘네버모어’로 전학하면서 벌어진 연쇄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이야기다. 네버모어는 뱀파이어, 늑대인간 등 ‘별종’을 위한 학교다. 특이한 아이들이 모인 학교에서조차 아웃사이더인 웬즈데이는 괴물, 자신을 죽이려는 이와 대치하며 사건들에 얽힌 비밀을 파헤쳐간다. 영화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마법학교도 떠오른다. 1930년대 미국에서 인기를 끈 만화 <아담스 패밀리>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넷플릭스 공개 이후 영미권에서 주인공 제나 오르테가가 연기한 독특한 춤동작을 따라 하는 열풍도 불었다. 기괴하지만 명랑한 작품으로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총 8회차로 구성됐다.
■실리콘밸리의 최대 스캔들 ‘드롭아웃’
디즈니플러스의 8부작 드라마 <드롭아웃>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미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큰 스캔들로 꼽히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테라노스의 CEO 엘리자베스 홈스의 이야기다. 테라노스 스캔들은 2003년 피 한 방울만 있으면 240개 이상의 질병을 검사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1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했으나 한 기자의 집요한 취재 끝에 사기극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리콘밸리의 떠오르는 우상으로까지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그녀의 ‘거짓말’과 ‘잘못된 신념’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어맨다 사이프리드는 테라노스의 실체가 조금씩 벗겨지면서 흔들리는 CEO의 내면까지 연기해낸다. 사이프리드는 이 드라마로 제80회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5억원을 향한 눈에 불을 켠 게임 ‘보물찾기’
지난해 하반기에 시작된 티빙 오리지널 <보물찾기>는 현금 5억원을 두고 벌어지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보물찾기 게임을 콘셉트로 성인 남녀 24명이 참여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돈가방을 찾아 나선다. 참가자들은 예측불가 상황에서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협력하기도 하고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인다. ‘보물가방’을 향한 집념은 석탄가루 더미에서 작은 큐브 조각 찾기 등 말도 안 되는 게임도 눈에 불을 켜고 수행해 승리에 집착하게 만든다. 상금 앞에서 팀워크가 무너지고 신뢰는 깨진다. 돈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날것 그대로 표현된다. 각 에피소드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가 전개돼 몰입하게 만든다. 모델, 아나운서, 격투기 선수를 비롯해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왔던 익숙한 얼굴도 출연한다. 총 8회다. 설 연휴 때 몰아보기에 ‘안성맞춤’으로 20일 최종회가 방영됐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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