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살고, 영화처럼 떠나다…배우 윤정희, 투병 중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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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윤정희 씨가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 마지막 인터뷰를 파리 특파원 시절 제가 했었는데요.
윤정희 씨는 “남편 백건우와 함께 평생 꿈속에서 살고 있다”며 “아름답게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했었습니다.
피아니스트 남편 백건우는 오늘 “아내가 딸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꿈꾸듯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한 편의 영화같았던 고인의 인생을 구자준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영화 '장군의 수염' 중 (1968년)]
"그 갈등과 고뇌를 이기지 못하면 하나님을 욕하게 된다고요."
남정임, 문희와 함께 트로이카로 불리며 6,7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윤정희.
1967년 '청춘극장'으로 데뷔해 대종상영화제 신인상 등을 휩쓸며 영화계에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당시로선 드물게 다양한 역할에 도전한 여배우로 평가됐습니다.
[영화 '무녀도' 중 (1972년)]
"물러간다 물러간다"
1967년부터 2010년까지 43년간 280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각종 영화제에서 13번의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한국 영화에 한 획을 그은 그녀가 프랑스 파리에서 눈을 감은 건 현지시각 어제 오후 5시.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는 고인이 딸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진희 씨의 연주를 들으며 꿈꾸듯 편안한 얼굴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습니다.
고인은 10년 넘게 알츠하이머를 앓아왔습니다.
마지막 작품인 2010년 영화 '시'에서 알츠하이머 환자를 연기했던 즈음부터 증세가 시작된 걸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18년 채널A와 파리에서 만난 고인은 투병 중에도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故 윤정희 / 영화배우(지난 2018년)]
"여보 카메라를 위해서 좀 천천히 가"
연기에 대한 열정도 그대로였습니다.
[故 윤정희 / 영화배우(지난 2018년)]
"지금도 좋은 역할, 좋은 스토리면 당장 하는 거죠."
고인의 동생들이 남편 백건우 씨가 고인을 방치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지만, 프랑스와 한국 법원 모두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마지막까지 남편과 아름답게 살고 싶다던 영화배우 윤정희.
[故 윤정희 / 영화배우(지난 2018년)]
"서로 존경하면서 사랑을 나누면서. 아름답게 살고 싶어요."
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파리에서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질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편집 : 이재근
구자준 기자 jajoonnea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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