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로 악명 높은데…유능하고 성공적인 지도자? [Books]
제프리 로버츠 지음, 열린책들 펴냄
제2차 세계대전에서 냉전까지 20세기 역사의 흐름을 바꾼 인물로 꼽히는 이오시프 스탈린. 그는 끔찍한 대량 학살을 저지른 독재자로 묘사되지만, 그것이 그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책 ‘스탈린의 전쟁’은 복잡한 근현대 속 국제관계에서 스탈린이 소련의 지도자로서 어떻게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했는지, 그의 리더십을 분석한다.
작가는 본문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부터 스탈린이 사망한 1953년까지 격동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전쟁 중 대연합 체제에서 소련이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전후에 이 연합이 왜 붕괴할 수밖에 없었는지 살펴본다. 이와 더불어 스탈린이 군사 지도자로서 보여준 강력한 리더십을 비롯해 정치 외교 등의 분야에서 흔히 알려지지 않았던 그를 써 내려간다.
저자는 독일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데에는 스탈린의 리더십이 톡톡히 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스탈린그란드 전투에서 그는 엄격함과 가혹함으로 장병들을 다뤘다. 동시에 정치적인 메시지를 통해 호소하는 가운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칠 이들을 치하했다.
여기에 작가는 냉전 시대의 서막이었던 스탈린 통치가 사실은 그의 의도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다. 스탈린은 영국, 미국과의 대연합을 유지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펼치기도 했으며 소련과 서방의 연합을 유지하기 위해 힘썼다. 히틀러 등의 세력으로부터 소련 체제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스탈린은 얄타 회담, 포츠담 회담 등의 논의 자리에서 적극적인 대화 제스처를 보였으나 오해와 입장 차이로 인해 등을 돌렸다고 책은 전한다.
세계 대전이 끝난 뒤에도 통치자는 소련의 안보와 이익 등의 관점에서 전후 상황을 판단했다. 초반 서구식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당장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스탈린은 영국과 미국의 개입으로 소련 영토와 정치가 영향을 받자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
스탈린에 관한 세밀한 연구를 끝낸 연구진은 그가 유능하고 성공적인 전쟁 지도자였다는 도발적인 평가를 하기에 이른다. 처칠이나 히틀러, 무솔리니, 루스벨트 등은 대체할 수 있는 군사 지도자였으나 소련엔 스탈린이 없었더라면 나치에게 패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작가가 서문에서 명확히 밝혔듯 이 책은 결코 스탈린을 복권하려거나 그를 우상으로 떠받들고자 하는 의도로 출간되지 않았다. 단지 저자는 러시아 기록 보관소의 새 자료들을 토대로 국제정세가 요동쳤던 20세기 역사를 정확하고 상세히 그려낸다. 세기의 범죄 행위를 저지른 극악무도한 지도자라 해도, 그에 대한 단적인 평가는 역사의 이면을 보는 눈을 가릴 수도 있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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