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파산한 美 가상자산 대출업체에 700억원 묶여

임유경 2023. 1. 20.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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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상자산 대출업체 제네시스가 파산신청을 낸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도 제네시스의 상위 채권자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팍스에 대한 제네시스의 채무금액은 5700만 달러(약 700억원)에 이른다.

제네시스가 법원에 제출한 파산보호신청 서류에 따르면 회사는 1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 범위의 자산과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고팍스에 대한 제네시스의 채무금액 상당부분은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상품 고파이 고객자금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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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대출업체 제네시스 파산보호 신청
고팍스, 제네시스 14번째 채권자로 이름 올려
코인 예치서비스 '고파이' 고객 돈이 상당부분 차지할 듯
제네시스 "매각·투자 유치 고려"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가상자산 대출업체 제네시스가 파산신청을 낸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도 제네시스의 상위 채권자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팍스에 대한 제네시스의 채무금액은 5700만 달러(약 700억원)에 이른다.

제네시스는 1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뉴욕 남부지역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상 법인은 제네시스 글로벌 홀드코와 자회사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 및 제네시스 아시아퍼시픽 3곳이다. 세 회사 모두 글로벌 블록체인 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디지털커런시그룹(DCG) 산하에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유동성 문제를 겪어왔다. 이미 파산한 쓰리에로우캐피탈과 알라메다(FTX 트레이딩 자회사)에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 붕괴에 놀란 이용자들이 제네시스에도 몰려가 코인 인출을 요청하면서 같은달 16일부터는 지급 불능상태에 빠지게 됐다.

제네시스가 법원에 제출한 파산보호신청 서류에 따르면 회사는 1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 범위의 자산과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채권자는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도 무담보 채권자에 이름을 올렸다. 스트리미가 제네시스에 받아야 할 돈은 총 5676만6174달러에 이른다. 채권 규모로는 14번째 순위다.

고팍스에 대한 제네시스의 채무금액 상당부분은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상품 고파이 고객자금으로 추정된다. 고팍스는 제네시스 캐피털의 상품을 중개하는 방식으로 고파이를 운영해왔다. 제네시스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고팍스도 고파이 고객에게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고팍스 홈페이지에 공개된 정보를 취합하면, 고파이에 고정형 상품(정기예금과 유사)에 묶여 있는 고객 원금과 이자는 총 3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규모가 공개되지 않은 자유형 상품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가 뉴욕지방법원에 제출한 파산보호 신청서.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가 14번째 채권자로 올라있다.
고팍스는 고파이 고객에 예치금을 돌려주기 위해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분 인수 대상자가 글로벌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팍스는 2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현재 투자 유치 상황에 대해 “글로벌 최대 블록체인 인프라 업체와의 실사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양사 간의 협의는 대부분 이루어졌다. 현재는 해외투자자 참여에 따른 절차상 점검 및 일부 소액주주들과의 협의가 늦어지고 있는 등 당사의 통제 밖에 있는 사안으로 인해 마무리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고 전했다.

제네시스의 최대 채권자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다. 제미니도 고팍스 고파이와 유사한 상품인 ‘제미니 언’을 운영해왔다. 제미니에 대한 제네시스의 채권규모는 7억6590만 달러(약 9470억원)에 이른다.

제네시스는 파산신청 후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채권자들에게 돈을 돌려주기 위해 매각, 투자 유치 등의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또,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1억5000만 달러이며, 지속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구조조정 프로세스를 촉진하기 위해 유동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고 했다. 회사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이달 초 직원의 30%를 해고하기도 했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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