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로 달려간 여야 지도부, 실의에 빠진 이재민 손잡고 위로

조미덥·김윤나영 기자 2023. 1. 20.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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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회서 대통령 겨냥
“긴급민생 프로젝트 협의를”
힘을 내시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 사진)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0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4구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지도부는 20일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화재 피해를 입은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서울역 귀성인사를 취소하고 구룡마을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스위스에서 “화재 진압에 만전을 기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린 후 여당이 일사분란하게 구룡마을 화재에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정 위원장은 구룡마을에서 “지난 연말 국민의힘이 연탄 봉사를 한 장소”라며 “따뜻하게 겨울 나시라고 신신당부하고 헤어졌는데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 현장을 둘러본 후 “전소돼서 뭐 하나 건질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피해와 복구 문제를 관계기관과 협조해 촘촘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에게는 인근 호텔 등 이재민 임시 숙소 준비 현황을 물은 후 “(이재민들이) 따뜻하게 설 명절을 나실 수 있도록 조처를 해주시라”고 당부했다.

정 위원장은 또 “소방당국과 의용소방대가 기민하게 주민들을 깨워 인명 피해가 나지 않아 너무 다행”이라며 소방관들을 격려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구룡마을을 찾아 화재 진압 현장을 둘러봤다. 이 대표는 “인명 피해가 없는 게 정말 다행”이라며 “너무 어려운 환경에서 주민과 소방관들이 고생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화재 소식이 전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과잉 대응이란 없다”며 “주택 밀집지역에서 발생한 화재로 상당한 재산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사고 수습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용산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핼러윈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참배했다.

이 대표는 앞서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살인적인 물가로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30조원 규모의 긴급 민생 프로젝트에 대한 빠른 협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협의하기 불편하시면 일방적으로 진행하더라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제안한 민생 영수회담에 윤 대통령이 미온적인 상황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특권층을 위한 영업사원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복이 되길 권유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저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고 말하자 이를 인용한 것이다.

이 대표는 최근 비이재명계를 포함한 당 의원들에게 설 인사 전화를 하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자 내부 결속을 도모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미덥·김윤나영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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