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공장 운영하며 6남매 키운 안암동 할머니, 고려대의료원에 또 2억5,000만 원 기부

한종섭(왼쪽) 여사가 고려대의료원에 2억5,000만 원을 기부한 뒤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으로 감사패를 받고 기념 촬영했다. 고려대의료원 제공

“예전부터 결심한 기부를 계속하게 돼 기쁩니다. 돈이 많아서 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고려대의료원이 좋아서 기부했습니다.”

환자로 반평생 인연을 맺어온 한종섭(91) 여사가 고려대의료원에 의학 발전 기금으로 써달라며 2억5,000만 원을 기부했다.

지난 17일 고려대 안암병원 노블레스 라운지에서 열린 기부식에는 한종섭 여사와 조카 강인주 씨를 비롯,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 윤을식 고려대 안암병원장, 김신곤 기금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 여사는 앞서 지난 2021년에도 고려대의료원에 의학 발전 기금으로 5억 원을 기부했으며, 현재 거주 중인 서울 성북구 자택도 사후에 고려대의료원에 내놓겠다고 약정했다.

한 여사는 6ㆍ25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18세 나이로 북한에서 월남했다.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남편과 실 공장을 운영하면서 6남매를 훌륭히 키워냈으면 현재 성북구 안암동에 거주하고 있다.

한 여사는 “고려대 주변에서 한평생 살아왔기에 기부한다면 늘 고려대의료원에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의료를 위해 힘을 보탤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 많은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요긴하게 쓰이길 바란다”고 했다.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어렵게 일구신 것들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곳에 사용해 달라며 전해주시는 한 여사님의 숭고한 뜻에 진심 어린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여사님께서 늘 말씀하시는 질병 없는 세상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