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3년’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자율 방역 중요해졌다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부분 사라진다. 정부는 2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설 연휴 이후인 30일부터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나온 2020년 1월 이후 3년 만이고, 같은 해 10월 마스크 착용 의무가 도입된 이후 27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이어 실내에서도 마스크 없는 일상 복귀가 임박했다. 다만 병원·약국 등 의료기관, 요양병원, 대중교통에서는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감염 취약계층을 지키고 대규모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마스크 착용 자율화는 정부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지표 4가지 가운데 주간 신규환자 및 위중증 환자 감소, 중환자 병상 가용능력 등 3가지 요건이 충족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신규 변이와 해외 상황도 국내 방역 상황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국민 98.6%는 감염과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하며 영·유아의 언어·인지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는 커졌다. 청각·언어장애가 있는 시민들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급증한 폐마스크 쓰레기도 고민거리다. 한국에 앞서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이유다.
이번 결정으로 코로나19 방역조치 가운데는 ‘확진자 7일 격리’만 남게 됐다. 일각에선 격리 기간도 3일로 완화하자고 주장하나,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감염을 부채질할 수 있을뿐더러,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 차원에서도 급격한 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병원·대중교통 등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여부도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을 낮추는 시점에 맞춰 논의해야 한다. 고령자의 동절기 추가접종률은 정부 목표치(50%)에 미치지 못하고, ‘위드 코로나’로 정책을 전환한 중국에서 춘제 이후 대규모 유행 가능성도 제기되는 터다.
‘거리 두기’ 해제 후 처음 맞는 설 연휴가 시작된다. 연휴 전날인 20일부터 전국 주요 기차역과 고속버스터미널은 고향을 찾으려는 귀성객들로 붐볐다. 정부가 이번 조치 적용 시점을 설 연휴 이후로 결정한 것은 인구 이동과 대면 접촉 증가로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음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은 자율화되지만, 코로나 보건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면역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시민 개개인의 자발적 방역 실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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