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1000만원 뜯어, 수백만원 옷 샀다?” 수상한 ‘과학기관’ 무슨 일이

2023. 1. 2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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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오창 본원.[헤럴드DB]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좋은일에 쓴다고 직원들 외부활동 수당을 강제로 징수하더니 부정 회의비 대납과 옷 구매에 수백만원을 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기관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이 직원들의 외부 활동수당 중 일부를 자발적 기부라는 프레임을 씌워 강제로 징수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에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헤럴드경제 취재 결과 KIRD는 박귀찬 원장이 취임한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직원들의 외부활동 수당 중 일정금액(10~20%)를 자발적 기부 명목으로 총 1136만원을 강제 징수했다.

부정 회의비 대납시도 꼼수 딱 걸렸다

2020년 모은 금액은 기관 내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 33명의 처우개선(10만원 지급)에 사용됐다. 횡령 비용을 충당하는데도 활용됐다. 지난 2021년 상위기관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감사 결과, 외부인사와 같이 회의한 것으로 거짓으로 꾸며 약 320만원의 회의비를 부당 사용한 것이 지적되자 관련자들에게 개별 징수하지 않고 기부금으로 반납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KISTEP은 비정상적인 돈인만큼 회의비 부정사용 직원으로부터 정상적으로 다시 회수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기부금 중 450만원은 직원들 의류 구매에 사용됐다.


KIRD 관계자는 “기부금은 처우가 어려운 직원들에게 사용하고 일반직원 피복구입은 기관 경상비를 활용하는게 맞다”면서 “일부 보직자들의 회의비 부당사용을 왜 이렇게 모은 돈으로 처리하려 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KIRD는 지난달 21일 원장과 주요 보직자 13명이 구내식당에서 근무시간 중인 오후 5시30분부터 술자리를 동반한 송년회를 가진 사실이 밝혀지자, 뒤늦게 참석자들이 당일 근무시간 정정신청을 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KIRD는 평소 복무관리를 위해 정기점검(분기1회)과 수시점검을 통해 출퇴근, 점심시간 등을 확인하고 위반자는 촬영을 해 증거를 남긴다. 1회 위반시 주의, 2회 경고, 3회 징계절차 진행한다.


내부 규정에는 지각(유연근무제 신청자는 10시, 미신청자는 8시 50분을 넘어서 휴가를 신청할 경우 미인정)의 경우 사후 휴가 처리 등은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12월 21일 보직자 회식 참여자 중 상당수가 근무 시간 중 회식 문제를 감추기 위해 12월 28일 근무시간 정정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혹여라도 모를 감사에 대비해 사후 조치를 한 것이다.

기관차량 불법 운행 의혹

박 원장은 기관 차량을 용도 이외에 불법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기관장 차량은 업무이외에는 기관 소재지 관내에서만 출퇴근용으로만 사용이 가능하다. 차량 운행일지를 살펴보면 기사는 출장이 있지만 기관장 출장이 없이 홀로 운행한 경우가 지난해에만 1.24(월), 2.14 (월), 2.21(월), 3.7(월), 3.18(금), 3.28(월), 4.1(금), 4.25(월), 5.23(월), 5.30(월), 6.2(금), 6.24(금), 6.27(월), 7.25(월), 7.29(금), 9.4(월), 10.14(금) 등 18차례에 달했다.


여기에 출장목적이 불분명(외부 인사 협의)한 경우도 1.7(금), 1.14(금), 1.28(금), 2.11(금), 2. 18(금), 3.4(금), 3.11(금), 4.15(금), 4.29(금), 5.6(금), 6.17(금), 8.5(금), 8.19(금), 10.7(금), 10.21(금), 11.4(금) 등 16건이며 주말 운행이력도 5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박 원장 자택이 있는 경기도까지 금요일 퇴근과 월요일 출근을 위해 불법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KIRD 관계자는 “지난해말 정규직 기사가 퇴사한 이후 도급계약을 통해 기사를 운영하고 있어 현재는 정확한 출장기록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납득하지 못할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과기정통부 감사를 통해 정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론보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관련


본보는 지난 1월,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이 원장 제안으로 직원들의 외부 활동수당 중 일부를 강제로 징수한 후 조성된 자금을 직원 의복 구입 및 보직자 회의비 반납에 사용하여 횡령 소지가 있으며, 직원들의 외부 활동을 제한하고는 원장이 수차례에 걸쳐 외부 강연활동을 했고, 주요 보직자들은 근무시간 중 송년회를 하고 뒤늦게 근무시간 정정을 신청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은 “사내복지기금 마련 차원에서 기부 캠페인을 벌인 것일 뿐 기부금을 강제로 모금하지 않았고, 당초 조성 취지와 용도에 부합하게 기부금을 사용했고 관련 자료를 작성했으며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직원들의 외부 강연활동을 금지한 사실이 없고 해당 기간 원장은 1회의 외부 강연만 진행했으며, 당시 송년회 모임은 보직자들을 격려하기 위한 ‘업무상 행사’로서 사적인 술자리를 가진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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