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文정부, 간첩 방치·수사 막아…국정원장이 간첩활동 보장"

서훈 前국정원장 겨냥해 "국가 자해행위" "민노총 등 주장, 북한 주장과 동일" 맹비난
"민노총 핵심에 지하조직 침투, 사실 가능성 높아져"
국정원 대공수사권 유지 강조…"원상회복에 민주당이 결자해지하라"
태영호 "문 정권, 북한의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숙원 실행시켜줘" 비판
하태경 "북한 눈치 본다고 간첩수사 못하게...이게 나라인가"

성일종(가운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0일 최근 간첩단 사건 수사와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가 간첩 활동을 방치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원 대공 수사권 박탈이 국정원 무력화를 위한 것"이라며, 내년 1월 경찰로 이관되는 대공 수사권을 그대로 국정원에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서훈 전 국정원장이 청주간첩단 사건을 파악하고도 덮으려 했다'는 내용의 한 언론 보도를 거론, "대공 업무 총책임자로서 있을 수 없는 국가 자해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북한 간첩들에게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했던 사람이 국정원장이었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성 의장은 "어떤 법적 근거에서 간첩들에 대한 정보와 증거가 확보된 사건을 방해하고 보류시켰는지 철저한 진상조사를 거쳐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혁이란 이름으로 대한민국 체제를 허물고 간첩들의 활동 공간을 자유롭게 보장한 것은 국가반역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민주노총을 비롯해 북한과 연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력들은 주한 미군 철수, 사드 배치 철회,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에 한미동맹 철폐까지 주장했다"며 "이는 북한의 주장과 한 글자도 틀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석기 사무총장도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위장 평화 쇼에 집착하는 동안 간첩 세력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리고 암약해왔다"며 "민노총 핵심부에 북한 지하조직이 침투한 것이 추정을 넘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원이 민노총 핵심 간부들의 북한 공작원 접촉 사실을 확인하고도 윗선의 반대로 5년간 수사를 하지 못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간첩단 수사를 막거나 방치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이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국회 외통위 여당 간사인 탈북민 출신 태영호 의원은 "문 정부 시절 남북관계 개선을 이유로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간첩들이 활개 치도록 방치했다는, 정말 상상도 못 할 일들이 있었다는 게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태 의원은 "문제는 북한 정권이 수십 년 동안 대남공작부서들을 총동원해 별의별 공작을 다하면서 국정원 대공수사권 폐지 숙원 사업을 벌여왔다"면서 "이것을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실행시켜 줬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의장은 대공 수사권 경찰 이관을 결정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향해 "누구를 위한 대공수사권 박탈이고, 국정원 무력화였나"라고 힐난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국정원 대공수사권 원상회복의 문제에 민주당이 답해야 한다. 민주당이 결자해지하라"고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북한 눈치 본다고 간첩수사도 못 하게 한다면 이게 나라인가. 윤석열 정부는 간첩사건 수사 절대 막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