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돌풍 속 ‘공정한 경쟁’을 잊은 호주오픈[박준용의 인앤아웃]
시즌 첫 그랜드슬램 호주오픈이 열리는 멜버른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경기 스케줄이 꼬이면서 대회 조직위가 보인 조치는 ‘공정한 경쟁’과 거리가 매우 멀었다.
대회 둘째 날인 17일 낮 멜버른 온도가 37도를 넘으면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약 세 시간 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호주오픈에는 선수와 관중들의 건강을 위해 ‘AO 열 스트레스 척도(AO Heat Stress Scale, 이하 HSS)를 운영하고 있다.
HSS는 호주오픈이 개최되는 멜버른 파크 내의 서로 다른 5곳에서 온도, 복사열, 풍속, 습도 등을 측정하는데 크게 5단계로 나뉜다. 단계가 높을수록 더위가 심해지는 것을 의미하며 5단계가 발령되면 경기가 중단된다.
이날 오후 5시가 지나서 경기가 재개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돌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면서 야외 코트에서 진행된 모든 경기가 또다시 중단됐다. 결국, 남자단식 10경기와 여자단식 12경기 등 총 22경기가 다음날로 연기되었지만, 대회 주최측은 지붕이 설치된 세 코트 경기 일정만 발표하고 야외코트 일정은 발표하지 않았다.
보통 호주오픈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에 첫 경기가 시작되는데 자정까지 다음날 경기 일정이 발표되지 않아 선수들은 자신의 경기가 언제 열리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대회 주최측은 18일 밤 0시가 넘어서야 당일 경기일정을 발표하였다.
18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비가 내려 다시 경기가 지연된 것이 그나마 늦게까지 스케줄을 확인해야 했던 선수들에게 다행이었다.
이틀간의 변덕스러운 날씨로 세계 테니스계의 불평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호주오픈에 지붕이 설치된 코트는 센터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 마가렛 코트 아레나, 존 케인 아레나다. 이 세 코트에는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등 톱랭커 또는 자국 선수들 위주로 배정된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야외코트에서 경기를 한다. 때문에 비가 내리기라도 하면 야외코트에서 경기하는 선수들은 비가 멈출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고 비가 계속 내리면 다음날로 경기가 연기된다.
또한, 보통 그랜드슬램에서는 경기 후 하루 쉬는 스케줄로 운영되는데 만약 경기가 연기되면 이틀 연속 경기를 5세트 경기를 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반대로 지붕이 설치된 코트에서 경기하는 톱랭커들은 날씨 등 어떠한 변수에도 상관없이 일정대로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야외코트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보다 컨디션 관리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어드밴티지’라고만 보기 힘든 큰 차이를 만드는 조건이다.
스포츠에서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공정한 경쟁’이 호주오픈에서는 지붕 설치 여부에 따라 결정이 되고 있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스포츠의 숭고한 정신이 정작 세계 최고의 테니스 축제에서 다소 퇴색된 듯해 오랜 시간 현장에서 호주오픈을 지켜본 필자에게 더 큰 아쉬움으로 전해졌다.
<멜버른|박준용 테니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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