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나경원 “윤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대통령 본의 아닐 것’ 후폭풍 진화 나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20일 “최근 저의 발언, 특히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이라며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같이 말하며 “관련된 논란으로 대통령님께 누(累)가 된 점, 윤석열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당원 여러분께도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성공적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의힘이 되는 그 길을, 당원동지 여러분과 늘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출마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나 전 의원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출마와 관련된 스탠스 변화는 전혀 없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은 현재까지 출마·불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힌 적이 없다.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고 발언했다. 자신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참모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이라 불리는 측근 그룹을 겨냥한 것이다. 나 전 의원 발언 직후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반박했고, 초선 의원 50명이 나 전 의원 비판 성명을 내며 논란이 커졌다.
대통령실과의 충돌 전후로 나 전 의원은 ‘잠행 모드’를 이어왔다. 지난 13일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것이 계기였다. 나 전 의원은 당시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윤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같은 날 오후 나 전 의원을 해임했다. 이후 장제원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직전, 대통령의 등 뒤에 사직서를 던진 것은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사이 여론전을 해 보겠다는 속셈 아닌가” “유승민·이준석과 뭐가 다르냐”며 나 전 의원을 비난했고 친윤 의원들도 비난에 가세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침잠 모드로 있는 것은 대통령께서 경제 국익 외교로 분주하신데 누가 안되기 위해서, 얘기만 하면 공격을 하니 조용히 있으려는 것”이라며 최근 나 전 의원을 향한 대통령실 및 여당 친윤 의원들의 공격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대해선 “(나 전 의원은) 여전히 전의에 불타있다”며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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