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확정 이익' 이재명 지시…민간이익 적어 흥행 걱정"(종합)

이준성 기자 2023. 1. 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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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도개공 前 전략사업실장 정민용 변호사 법정 증언
李, 2021년 국감서 "제가 대장동 확정 이익 지시…행정은 투기 아냐"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민용 변호사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3.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초과 이익 환수가 아닌 확정 이익을 가져오기로 한 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시이자 설계였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 대표도 대선 후보 때였던 2021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대장동 설계자가 맞다며 공공환수액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확정 이익'을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비리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에서 공사가 확정 이익을 받아오는 부분은 이재명 시장이 설계하고 지시하셨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은 자기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 대표에게) 지시받아서 하는 거라고 말했다"며 "이런 말씀을 드려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유 전 본부장이) '이 시장님이 천재같지 않냐'는 식으로도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오는 부분이 이 시장의 지시라고 들었고 모든 부분을 설계하고 계획했다고 들었기 때문에 유 전 본부장에게서 임대주택 부지를 받아오라고 지시받을 때도 (이 대표와) 얘기가 된 걸 지시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 변호사는 이는 성남시가 당시 안 좋았던 부동산 경기 등을 고려해 사업 위험을 줄이면서 최대한 많은 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취지였다고 부연했다.

정 변호사는 "나중에 사업이 어떻게 되더라도 공공이 그 정도 수익은 가져가야 한다는 전제 때문에 확정 이익 방식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며 "당시 공사 내부에선 '대장동 사업이 진짜 잘 될 수 있어?'라는 생각이 있었어서, 확정 이익을 먼저 공공이 가져가는 걸로 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재명) 시장님이 '민간 사업자의 이익이 이것밖에 안 남는데 흥행이 성공할 수 있겠느냐'라고 걱정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유 전 본부장 측이 '처음엔 1공단 공원화 비용만 확정이익으로 가져오려 했다가, 임대주택 부지도 추가해 시의 확정 이익을 키운 데 대해 흥행이 안 될까 걱정했다는 거냐'라는 질문에 "네 시장님이 걱정하셨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이는 이 대표가 대선 후보 당시였던 지난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공공환수 이익에 초점을 맞춰 자신이 대장동 사업을 설계했다고 주장한 내용과 궤를 같이한다.

이 대표는 2021년 경기도 국감에서 "대장동 설계자는 제가 맞는다. 이를 마치 민간사업자의 내부이익을 나누는, 그 설계를 말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싶겠지만 분명한 것은 성남시의 공공환수액 내용, 방법, 절차를 제가 설계했다는 것"이라며 "(공공환수 금액을) 확정이익으로 해라. 장난하니까, 로비하니까, 먹튀 못하게 해라. 경쟁을 시켜라. 대형 금융기관을 참여시켜라. 이게 제가 한 설계"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이유에 대해 "집값 오른 것을 우리가 나눠 가지자고 하면 협상이 안 될 것이고, 그걸 이유로 거부하면 소송했을 것"이라면서 "행정은 투기가 아니다. 벤처하면 안 된다. 언제나 (이익을) 확정해서 보수적으로, 안정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선 검찰의 유 전 본부장 자택 압수수색 하루 전인 2021년 9월 28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김만배씨의 전화번호를 수소문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압수수색 전날 유동규가 증인에게 '정진상 실장이 김만배 회장 번호를 물어보고 있으니 알아보라'고 했나"라고 묻자 정씨는 "그렇다"면서 "제가 김만배 회장 번호를 몰라서 남욱한테 '정 실장이 회장님 전화번호 알아보고 있다더라'고 전했다"고 답했다.

이같은 내용은 정 전 실장의 압수수색 영장에도 담겼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김씨를 회유하려 유 전 본부장에게 번호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고, 유 전 본부장이 정 변호사와 남 변호사를 통해 김씨의 번호를 알아내 정 전 실장에게 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 변호사는 지난 16일 공판에서 천화동인 1호에 관해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가 본인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유 전 본부장이 지분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고 '형들의 노후를 준비하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같은 정씨의 증언을 두고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그분(정민용)이 뭘 알겠나"라며 "정민용씨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s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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