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장 휩쓰는 中 자동차···현대차·기아 점유율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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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러시아를 떠나자 중국 업계가 현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러시아 사업을 일시 중단한 현대차(005380)그룹도 시장점유율 선두를 중국 업계에 내주며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는 68만 대로 1년 만에 반 토막 났지만 중국 기업들은 판매량을 늘리며 처음으로 현대차·기아의 시장점유율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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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P ↑···우크라전쟁 반사이익
현대차그룹은 22.6%→17.8%
작년 8월 '공장가동 중단' 여파
러시아 제재 탓 회복 어려울 듯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러시아를 떠나자 중국 업계가 현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러시아 사업을 일시 중단한 현대차(005380)그룹도 시장점유율 선두를 중국 업계에 내주며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20일 유럽기업협회(AEB)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제조사의 러시아 자동차 시장 합산 점유율은 17.9%로 전년(6.9%)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000270)의 합산 점유율은 22.6%에서 17.8%로 줄어들며 중국 업계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러시아의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는 68만 대로 1년 만에 반 토막 났지만 중국 기업들은 판매량을 늘리며 처음으로 현대차·기아의 시장점유율을 앞섰다.
러시아 시장에는 치루이·창청·지리·창안·디이(제일)자동차 등 다수의 중국 제조사가 진출해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존재감이 미미하던 이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시장을 본격 확대하기 시작했다. 제너럴모터스(GM)·폭스바겐·르노·메르세데스벤츠·도요타·닛산 등이 연이어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거나 축소하자 빈자리를 꿰차며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3월부터 러시아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재고가 소진된 8월 이후에는 단 한 대의 차도 팔지 못했다. 현재는 러시아 딜러사가 병행 수입한 차량만 일부 판매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각각 2위와 3위를 나란히 유지하던 기아와 현대차의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12월에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타스 통신 등 현지 외신은 각 제조사가 공식 판매한 물량만 집계하면 중국 업계의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선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제조사는 러시아 시장 장악에 그치지 않고 타사가 매각한 공장을 인수하며 현지 생산 체제까지 구축하고 있다. 디이자동차는 닛산이 사용하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해 재가동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닛산은 전쟁이 시작되자 1유로(약 1339원)만 받고 모든 생산·연구시설을 러시아 정부에 넘기며 현지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현대차·기아를 위탁 생산하던 러시아 기업 아브토토르는 베이징자동차그룹(BAIC) 등 중국 제조사의 차량을 조립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한 중국 제조사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유럽과 중앙아시아 등 인접한 시장 공략에 고삐를 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중국 업계의 영향력이 커지자 현대차그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 뒤 추가적인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은 채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상태다. 러시아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쉽사리 철수를 결정할 수 없다.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준공된 러시아 공장은 2021년에 차량 23만 대를 만들어내며 전체 현대차 해외 공장 생산량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주요국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상황에서 현대차만 먼저 현지 생산과 판매를 재개하기도 어렵다.
전쟁이 끝난 뒤 공장 가동과 현지 판매를 재개한다 해도 이미 선점 당한 시장을 되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제조사뿐 아니라 아브토바즈 라다 등 러시아 기업도 정부의 막대한 지원에 힘입어 판매량을 높여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까지 보유한 중국 제조사와 다시 경쟁을 벌이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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