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채권개미…그들의 원픽은 고금리채가 아니었다

권소현 2023. 1. 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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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새해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채권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가 올 들어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권값도 많이 올랐지만, 지금 가격수준에 투자해도 주식투자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 개인투자자들은 채권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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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수익 기대에 주식 덜어내고 채권 담아
자본차익과 절세 노린 저쿠폰 채권 인기
20년 만기 국고 19-6 매수 1위…2644억 순매수
"성장률 우려에 안전자산인 국채, 크레딧 대비 강세 기대"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계묘년 새해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채권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가 올 들어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권값도 많이 올랐지만, 지금 가격수준에 투자해도 주식투자에 비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에 개인투자자들은 채권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개인의 최애(最愛) 채권은 2019년에 발행된 20년 만기 국고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금리가 낮아 이자수익은 크지 않지만 채권값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을 노린 자산가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20일 본드웹에 따르면 올 들어 19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장외시장에서 채권을 2조84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 장내 채권거래소에서 189억1100만원 순매수한 것까지 포함하면 2조1000억원어치를 담은 것이다.

같은 기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9726억원 순매도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8067원어치 순매수해 총 3조1659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투자 바스켓에 주식은 비우고 채권을 채워넣은 것이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채권은 국고 19-6으로 총 26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대표적인 저쿠폰 채권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개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국고 19-6은 2019년 9월10일 발행된 20년 만기 채권으로 현재 만기까지 16년8개월 가량 남아 있다.

표면금리는 1.125%로 이자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많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이 노리는 것은 이자가 아니라 자본차익이다. 금리가 더 떨어지면 국채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매도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실제 저쿠폰 채권이 인기를 끌었던 지난해에는 가격 기준으로 10월 말 6000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민평 3사의 평균 수익률은 4.57%였다. 올 들어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19-6의 유통 수익률도 3.255%까지 떨어졌다. 가격은 7310원으로 올랐다. 10월 말 국고 19-6을 매수했다면 단순 평가 수익률은 22%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저쿠폰 채권은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자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세 15.4%를 과세하지만 자본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떼지 않는다. 거액을 투자하는 자산가라면 금리 6~7%인 회사채에 투자했다가는 연이자소득 2000만원을 넘겨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될 수 있다.

19-6 외에도 3년 만기로 표면금리 0.875%인 국고 20-8, 5년 만기에 표면금리 1.125%인 국고 20-6, 10년 만기에 표면금리 1.375%인 국고 20-4 등이 개인 채권 매수 상위 6위 안에 포진했다.

이밖에 담보부로 발행한 사모채 더하이스트제팔차1-1이나 여전채인 미래에셋캐피탈27-2도 각각 매수 2위와 4위에 올랐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단기간에 빠르게 낮아지면서 금리 레벨 부담이 있지만 크레딧 대비 국채의 상대적 강세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한국은행이 1.7%의 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인 국채의 상대적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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