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물러날 때”… 넷플릭스 창업자, OTT 전쟁터서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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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를 설립하며 'OTT 산업의 선구자'로 불려온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사진)가 25년 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분기 기준 글로벌 OTT 플랫폼 점유율은 45.2%로 2위 아마존 프라임비디오(11.4%)를 월등히 뛰어넘으며 여전히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을 비켜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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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테이프 구독서비스서 시작
코로나 특수 누렸지만 경쟁 심화
글로벌 회원수 2억3000만 돌파
세계 시장 점유율 45% 1위 선두
2022년 4분기 매출 19%↑ 순익은 ↓
헤이스팅스는 2022년 4분기 넷플릭스 실적발표일인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 이사회는 수년간 후계 계획에 대해 논의해왔다”면서 “앞으로 저는 기업 창업자들이 CEO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나서 자주 맡는 역할인 회장직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997년 월 구독료를 내고 비디오테이프를 우편으로 배송받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넷플릭스를 창업한 뒤 초고속인터넷망의 대거 확충에 편승해 스트리밍서비스(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것)로 변모시켰다. 여기에 독자 콘텐츠 개념을 도입해 현재 글로벌 OTT 시장의 얼개를 완성했다. 2020년부터는 테드 서랜도스를 공동 CEO로 임명해 함께 회사를 이끌어왔다. 서랜도스 CEO는 직을 유지하며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함께 회사를 이끌어온 그레그 피터스가 공동 CEO로 승진해 헤이스팅스를 대신한다.
OTT 산업 개척자가 시장이 한창 급변하는 와중에 퇴진해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2010년대 급속히 성장했던 OTT 시장은 최근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디즈니 플러스·애플TV·HBO맥스 등 경쟁사가 난립하는 ‘레드오션’으로 급변했다.
대부분 ‘공룡’ 미디어 기업을 등에 업은 이들 OTT 업체는 서로 가입자를 빼 오기 위한 ‘치킨게임’에 돌입한 상태다. 이 결과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미디어 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지난해 5000억달러(약 644조원) 이상 증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봉쇄 조치와 재택근무 등으로 잠시 호황을 맞았지만 경쟁 심화로 인한 비용 상승,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광고 축소 등으로 직격타를 맞았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분기 기준 글로벌 OTT 플랫폼 점유율은 45.2%로 2위 아마존 프라임비디오(11.4%)를 월등히 뛰어넘으며 여전히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을 비켜갈 수 없었다.
이날 헤이스팅스의 퇴진 발표에 앞서 나온 실적 발표에서 4분기 신규 가입자가 766만명으로 미국 뉴욕 월가 예상치인 457만명을 상회했고, 12월 말 기준 글로벌 회원은 2억3100만명을 기록했으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고 지난해 가입자 감소 흐름을 뒤집는 희망찬 발표를 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5500만달러, 주당 순이익은 12센트를 기록해 1년 전 실적(순이익 6억700만달러, 주당 순익 1.33달러)에 비해 크게 줄었다. 결국, OTT 업체도 시장 확장만큼 수익성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업계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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