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석회암지대서 `희귀 회양목 군락지` 발견

산림청, 태백산 자원실태조사서 확인
벌깨풀, 개회향 등 희귀식물 동반 출현

산림청이 태백산 권역 석병산 일대에서 발견한 '회양목 군락지'로, 산림에서 군락으로 자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보존가치가 높다. 산림청 제공

태백산 권역에서 발견된 희귀식물 '개회향' 산림청 제공

태백산 권역에서 발견된 가는대나물 산림청 제공

산림청은 백두대간의 향로봉에서 깃대배기봉에 이르는 태백산 권역 157㎞에 대한 '자원실태변화 조사'를 마쳤다고 20일 밝혔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핵심 생태축으로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종 다양성을 유지하는 핵심 공간이다. 산림청은 2006년부터 접근 가능한 남한의 백두대간 684㎞를 5개 권역으로 나눠 5년 마다 실태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사 중 태백산 권역 석병산 일대에서 나무 높이가 최고 6m에 이르는 '회양목 군락지'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회양목은 일반적으로 도시 내 조경수로 널리 심어져 있는데, 산림에서 군락으로 자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특히 상록활엽관목으로 나무 높이가 6m 이상인 군락 생육은 발견하기 어렵다.

이 군락지에서는 희귀식물인 벌깨풀, 개회향 등이 함께 발견돼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태백산 권역 조사 결과, 식물은 총 98과 296속 632분류군이 출현했고, 희귀식물인 독미나리, 날개하늘나리도 추가 발견됐다. 특히 유존목의 경우 흉고(가슴높이) 직경 671㎝의 신갈나무를 포함한 19개체가 추가 발견됐다.

동물상은 포유류 16종, 조류 54종, 양서·파충류 13종, 나비류 29종이 출현됐다.

조사 총괄을 맡은 윤충원 공주대 교수는 "회양목 군락지 발견은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에 따라 석회암지대의 무분별한 훼손을 방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고정조사구로 지정해 장기적인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관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의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다"며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조사를 추진해 체계적인 관리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림청은 올해 속리산 권역 172㎞를 대상으로 자원실태변화 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