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은행·사무실서 마스크 벗는다…사실상 엔데믹

심희진 기자(edge@mk.co.kr),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강민호 기자(minhokang@mk.co.kr) 2023. 1. 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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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자율·권고로 전환되면서 코로나19 3년의 동반자였던 마스크와도 이별을 준비하게 된 가운 데 20일 서울 코엑스몰을 찾은 시민들이 마스 크를 착용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대부분을 해제하기로 한 데에는 올 겨울 유행이 정점을 지난데다 확산세가 재연되더라도 대응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현단계에서 유행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긴 어렵지만 3주 연속 확진자가 줄었고 중환자실 확보를 비롯한 의료역량과 백신, 치료제가 충분하다는게 정부측 입장이다.

올초 가장 우려했던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세도 진정된 양상을 띠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9일까지 집계한 중국발입국자 누적 양성률은 12.7%다. 한때 26%까지 올라갔지만 확진자 수가 꾸준히 줄면서 10%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면서 세계 각국이 대부분의 규제를 풀었다는 점도 국내 방역조치 완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국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대만과 이집트뿐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마스크 규제가 어느 정도 조정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학교와 마트, 사무실, 종교시설, 은행 등 대부분의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에선 마스크를 써야 한다. 감염취약시설에는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이 해당된다. 경로당은 해당되지 않는다.

대중교통수단에는 대중교통법에 따른 대중교통수단인 노선버스·철도·도시철도·여객선·도선, 여객자동차법에 따른 구역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차량인 전세버스·특수여객자동차·일반택시·개인택시, 항공운송사업자가 여객을 수송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행하는 항공기, 택시 등이 포함된다.

방역당국이 마스크 의무를 완화하면서 학교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권고 사항으로 바뀐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한 세부 지침을 오는 27일까지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 안내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학생들은 급식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스크를 썼다. 그 영향으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줄었지만 학생들의 사회성과 언어 발달이 저해됐다는 교육계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 추이는 항상 10~20대를 중심으로 시작해서 가족과 사회로 펴지는 양상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최근 확진자 감소세는 방학 등에 의한 영향일 수 있다”며 “개학과 동시에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실내공기 대책 등을 마련한 후 마스크 의무를 해제해도 늦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27일 발표할 세부 지침에는 학교 음악실에서 합창하는 경우, 체육관에서 응원하는 경우 등 구체적인 사례를 담아 마스크 착용 여부를 안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는 의료기관, 대중교통 등에서의 마스크 완전 자율화와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다. 특히 정치권을 중심으로 격리기간을 7일에서 3일로 줄이자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당정 협의 후 브리핑에서 “의료진은 감염됐을 때 3일의 격리 기간 후 업무에 복귀하는데 일반 국민은 7일 격리가 의무화돼있다”며 “관련 규정을 개정해 3일로 통일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2020년 2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14일이었던 격리기간은 2021년 11월에 10일로, 지난해 1월에 7일로 단축된 바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달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격리의무 해제 또는 완화 조치와 관련해 “겨울철 유행상황 안정화 이후 코로나19가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되는 것과 연계해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의 경우 결핵, 수두, 홍역 등과 같이 2급 감염병으로 분류되지만 예외적으로 1급 감염병처럼 발생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하고 격리 의무도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되는 시점 또는 현재 ‘심각’ 단계인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경계’, ‘주의’로 하향될 때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론 마스크 착용 의무 완전 해제와 함께 감염병 등급 및 위기단계 조정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일을 기점으로 국내 코로나19 첫 환자(2020년 1월20일)가 발생한지 정확히 3년이 지났다. 지난 3년간 다양한 지표와 문제, 교훈을 낳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일 0시 기준 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995만5366명에 달한다. 한국 전체 인구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3만3134명이다.

코로나 3년은 여러 사회적인 문제도 노출했다. 우울증 환자가 늘고 자살률이 급등한 게 대표적이다. 정부의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울 위험군의 비율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3.2%에서 지난해 18.5%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자살 생각률도 4.6%에서 11.5%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며 학생들 간의 학력격차가 벌어진 것도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교육부가 2021년 9월 실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고2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2017년 이후 가장 높았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국어 7.1%, 수학 14.2%, 영어 9.8%로 수학 과목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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