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앞으로… 3년만의 엔데믹에 "설날이 돌아왔다"
부전시장 등 전통시장도 명절 음식 준비하는 시민들로 '북적'
코로나19 엔데믹 첫 설…3년 만에 완전히 돌아온 명절 풍경
부산지역 일평균 통행량, 지난해보다 21.3% 증가 예측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첫 설 연휴를 앞둔 20일 부산역을 비롯한 주요 관문에는 가족들을 만나러 가거나 여행을 떠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온종일 이어졌다.
주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역시 가족들과 나눌 명절 음식을 준비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오전 부산역 대합실에는 양손 가득 명절 선물과 커다란 짐 가방을 든 귀성객들이 열차를 타기 위해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다.
가족을 마중 나온 시민들은 막 도착한 열차에서 내린 인파 속에서 반가운 얼굴을 발견하고는 한걸음에 달려가 서로 얼싸안고 등을 두드렸다.
특히 코로나19가 대유행 3년 만에 사실상 종식을 앞둔 시점에서 맞이하는 명절인 만큼, 마음 편히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역사에는 들뜬 분위기가 가득했다.
부산 남구에 사는 김정자(80대·여)씨는 "서울에 있는 아들 집에서 함께 차례 지내러 아침부터 부리나케 출발했다"며 "손주들 용돈도 주고 맛있는 것도 사줄 생각에 들뜬다. 손주들도 얼마나 컸을지 궁금하다"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남 진주에서 온 황병자(60대·여)씨는 "올해부터 제사를 안 지내서 부산에서 형제들과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즐겁게 보낼 계획이다"라면서, "형제들을 몇 년 동안 못 봤는데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이 나이에도 어젯밤에 설레서 잠이 안 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오후에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지역 정치인들이 시민들을 찾아와 귀향 인사를 건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 정당 역시 코로나 대유행 당시 시민과 접촉을 최소화하거나 행사를 취소했지만, 거리두기 해제 상황에 모처럼 시민들을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부산 김해국제공항에는 이른 시각부터 설 연휴를 맞아 고향과 해외로 떠나는 이용객들이 북적이며 탑승수속 구역에는 긴 줄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 정부 방역 수칙과 해외국가의 여행 제한이 완화되며 큰 회복세를 보인 국제선에는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김해공항은 설 연휴 기간 예상 이용객이 19만 5천여 명이 달해 평소보다 10.8%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부산종합버스터미널 등 주요 관문은 귀성길에 나선 사람들로 북적였다.
비슷한 시각 부산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부전시장은 두 손 가득 장바구니와 과일 상자 등을 든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열심히 비교하는 손님에게 상인은 문어를 번쩍 들어 보였고, 떡집에는 떡국용 떡을 찾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연제구에서 온 이모(57·여)씨는 "이번에 취업한 아들이 오늘 자랑하러 온다고 해서 이번 명절은 특히 더 좋다"며 "아들 취업 축하 겸 제사 전에 저녁에 다 함께 모이기로 했는데 오랜만에 환하게 웃는 얼굴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사실상 첫 엔데믹 설 명절을 맞는 만큼, 이번 연휴 기간은 전국적으로 이동량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전국에서 2648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며, 날짜별 예상 이동 인원은 설 당일인 22일이 665만 명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설 연휴는 나흘로 비교적 짧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되면서 도로는 더욱 붐빌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 서울까지는 승용차로 최대 8시간 15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국도로공사 부산경남본부는 부산·경남 지역에서도 연휴 동안 일평균 교통량이 약 92만대로 예상돼 전년 대비 21.3%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부산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주말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매우 추운 연휴가 되겠다.
연휴 첫날인 21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까지 떨어지겠고, 설 당일인 22일에는 최저기온이 1도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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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정혜린 기자 rinpor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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