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새해인사?... 국립공원 멧토끼, 카메라 응시하더니 ‘꾸벅’
국립공원에 설치된 무인 카메라에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포착됐다. 여기에는 멧토끼가 인사하는 것처럼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꾸벅이는 모습도 담겼다.
20일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4∼12월 국립공원 곳곳에 설치한 무인 카메라에 포착된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변산반도, 지리산, 계룡산, 소백산, 태백산에서 촬영됐으며 담비, 노루, 하늘다람쥐, 삵, 산양, 팔색조 등의 동물들이 포착됐다.
지난해 12월 2일, 변산반도에서는 야간에 활동하던 멧토끼가 포착됐다. 멧토끼는 먼 곳을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돌려 카메라 쪽을 바라본다. 그러더니 인사하듯 고개를 꾸벅인다. 국립공원공단은 “주변을 살피는 듯한 멧토끼는 계묘년 새해를 맞아 인사하듯 무인 카메라를 잠시 응시하다 화면 밖으로 사라졌다”고 했다. 멧토끼는 과도한 사냥과 서식지 감소로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후보군인 ‘관찰종’으로 지정돼 있다.
12월 7일에는 변산반도의 한 계곡에 들어가 물장구를 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담비가 찍혔다. 10월 14일 지리산에서는 담비가 사람처럼 두 발로 땅을 딛고 서 있다가 노루에 놀라 도망치는 모습이 담겼다. 담비는 포유류부터 조류, 과일, 도토리까지 먹는 잡식성 동물로 국립공원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알려져 있다.
8월 7일 소백산에서는 네 발을 접어 넣고 몸을 웅크리는 이른바 ‘식빵 자세’를 한 삵이 등장했다. 삵은 이내 땅바닥에 드러눕더니 고양이 세수를 했다. 같은 달 22일에는 어미 삵과 새끼 삵 두 마리가 함께 이동하는 모습도 찍혔다. 삵은 한반도에 남은 유일한 고양잇과 포유류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검은머리물떼새의 부정과 모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검은머리물떼새 부모는 해가 떨어지든 지든 밤을 새워가며 알을 품는다. 이들은 쉴 새 없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주변을 경계하고, 이따금 자리에서 일어나 둥지의 온도와 습도가 알맞은지 살피기도 한다.
이외에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팔색조와 하늘다람쥐 가족이 각각 계룡산과 소백산에서 포착됐다. 무분별한 밀렵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줄었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산양도 태백산에 얼굴을 비췄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2항에 따르면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자연적 또는 인위적 위협요인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었거나 혹은 가까운 장래에 사라질 위험이 있는 종을 말한다.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은 68종, 2급은 214종이다. 국립공원에는 전체 멸종위기 야생생물 282종 가운데 67.7%인 191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형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올해 계묘년의 주인공인 토끼와 다양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촬영된 이번 영상으로 국립공원이 야생동물의 안정적 서식지 역할을 하는 곳임을 알 수 있다”며 “이러한 서식지의 보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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