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노리고 장애동생 수면제 먹여 하천변 유기…2심서 감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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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남긴 수십억원의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지적장애인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형이 2심에서 징역 10년으로 감형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은 동생을 천변에 유기했을 뿐이지 살인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A씨의 유기치사 혐의에 대해 "동생을 위험한 장소로 데리고 가 술과 수면제를 먹이는 등 일반적인 유기치사 사건에 비해 죄질이 매우 크다"면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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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직접 물에 빠트린 증거 없고 실족 가능성"…징역 10년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부모가 남긴 수십억원의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지적장애인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형이 2심에서 징역 10년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는 20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6)에게 1심 징역 30년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를 직접 물에 빠트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살인 혐의를 인정한 1심을 파기했다.
A씨는 2021년 6월 경기 구리시 소재 천변에서 동생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잠이 든 동생을 물에 빠뜨려 익사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전 동생에게 술이 섞인 음료수를 마시게 하고, 천변으로 데려가 수면제를 약이라고 속여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과 경찰 조사에 따르면 2017년 6월 부모가 사망하면서 A씨와 동생은 34억원 상당의 유산을 상속받게 됐는데 23억원의 유산이 A씨의 차지가 됐다.
이후 동생의 후견인인 사회복지법인에서 상속재산분할·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자 경제적 타격이 생길 것을 걱정한 A씨는 동생을 살해하기로 마음 먹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당일 동생이 실종됐다고 신고했으나 동생과 연락이 끊겼다는 시점에 동생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확인돼 덜미가 잡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은 동생을 천변에 유기했을 뿐이지 살인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지적 장애로 취약한 상황에 있던 피해자는 부모의 사망 이후 믿고 따르던 피붙이인 형의 탐욕으로 인해 영문도 모른 채 고통스럽게 사망했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간접 증거 만으로 A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한 1심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CCTV 등의 증거에 따르면 A씨가 동생에게 술과 수면제를 먹인 후 천변에 갔으며 혼자서 돌아온 점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A씨가 직접적으로 동생을 물에 빠트렸다는 직접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A씨가 동생을 콘크리트 경사면에 유기했는데 동생이 자다가 실족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를 물에 데려갔다는 간접증거만으로 살인범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또 경제적 이유로 인해 살인을 범행했다는 검찰 측 공소사실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동생 측 후견인이 낸 1700만원 반환 소송은 그 자체로 금액이 크지 않았다"며 "당시 A씨가 경제적으로 특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A씨의 유기치사 혐의에 대해 "동생을 위험한 장소로 데리고 가 술과 수면제를 먹이는 등 일반적인 유기치사 사건에 비해 죄질이 매우 크다"면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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