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건물이 불길 더 키워"…구룡마을, 60여 채 전소

<앵커>

오늘(20일) 새벽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이 화재로 주택 60여 채가 불타고, 주민 50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구룡마을은 겨울마다 큰불이 반복돼왔는데, 불에 잘 타는 재질의 가건물이 밀집해 있어서 불길을 키운 걸로 보입니다.

이태권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새벽 6시 27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어둑어둑한 시간에도 눈이 부실 정도로 불길이 시뻘겋게 일렁이고, 바로 뒤 산에 옮겨붙을 기세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이 번져갑니다.

[지흥수/구룡마을 주민 : 불이야 불이야 혼자 외치고 다녀, 무슨 일인가 봤더니 불이 붙었더라고. 소화기로 몇 번 끄다가, 소화기로는 안 돼… ]

구룡마을 4지구에 있는 한 교회 인근에서 불이 난 걸로 추정되는데, 합판, 스티로폼 등 불에 잘 타는 재질로 만들어진 가건물이 밀집된 곳이라 불이 점점 번졌습니다.

4, 5, 6지구에 사는 주민 5백여 명은 모두 대피했습니다.

소방 당국은 아직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걸로 파악된다며 현재까지 2지구, 4지구, 6지구에서 모두 60여 가구가 불에 탄 걸로 집계했습니다.

소방 당국은 아침 7시 26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소방대원과 경찰 인력 500여 명과 장비 68대가 투입됐고, 육군과 강남구청에서도 각각 100명과 300명이 동원됐습니다.

헬기도 소방 헬기와 산림청 헬기까지 모두 10대가 동원됐습니다.

오전 11시 46분 불길이 완전히 잡혀 현재는 소방 대응 단계가 해제된 상태입니다.

강남구청은 우선 구룡중학교를 임시대피소로 마련하고 인근 호텔 4곳을 빌려 임시 숙소를 제공하는 등 마을 이재민들을 지원할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김승태, 영상편집 : 황지영, 화면제공 : 시청자 최종훈·유기범·전현수)

이태권 기자right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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