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동생 수면제 먹인 뒤 하천에 유기한 40대... 2심서 감형

2심 “실족했을 가능성 배제 못해” 살해 무죄

서울중앙지법 전경. /조선DB

유산을 노리고 장애인 동생을 살해한 뒤 범행을 숨기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2심에서 감형됐다. 동생을 직접 살인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규홍·조광국·이지영)는 20일 살인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46)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0만원을 명령했다. 1심이 선고한 징역 30년에 비해 형량이 많이 감형된 것이다.

재판부는 “이씨가 수면제를 먹여 하천 둔치까지 데려다 놓고 귀가했지만, 직접 물에 빠뜨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다만 물에 빠질 수 있음을 인식했음에도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결국 사망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이 2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공소사실인 유기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이어 “동생이 졸린 상태로 현장을 배회하다가 실족해 빠졌을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이씨는 부모님이 사망한 후 4년간 동생과 함께 살았는데,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2021년 6월 28일 새벽 지적장애 2급인 동생을 경기 구리 왕숙천 근처로 데려간 뒤 물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동생이 술을 마시지 못함에도, 위스키를 권유했고 수면제도 먹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동생이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를 하기도 했다.

검차은 이씨가 상속재산 34억여원에 대한 분할 문제를 두고 동생 후견인인 숙부로부터 소송을 당하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1심은 사건 현장 검증과 4대의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내용을 토대로 이씨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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