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가 없어요…1년반째 불을 못 끄고 있는 황당한 美 고교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1. 2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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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조명 시스템 고장으로 1년 반째 모든 조명이 켜져 있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NBC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출처 : NBC]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고등학교에는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동안 불이 켜져 있다. 벌써 1년 반째다. 학구열 때문이 아니라 조명 시스템이 고장났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윌브람햄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는 지난 2021년 8월 24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학교 내 7000여개 조명을 끌 수 없는 상태다.

이 학교 학생이자 온라인 신문 편집자인 릴리 디그란데는 “교사들이 화이트보드를 쓰거나 영상물을 보여줄 때 조명을 어둡게 할 수 없어 불평을 하고 있다”면서 “학교 곳곳에 불이 켜져 있다”라고 말했다.

학교측의 노력도 눈물겹다. 교사들은 수동으로 교실 형광등을 끼웠다 뺐다를 반복하고 있고 메인 전원에 연결되지 않은 야외 조명은 차단기를 통해 조절하고 있다.

대낮에도 불이 끌 수 없게 되면서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학교측은 월 평균 수천달러의 비용이 추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당 지역 교육 공무원인 애런 오스본은 “이 문제가 납세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지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2012년 공사를 벌이면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조명시스템을 도입했다.이 학교는 파이브라이트라는 회사를 통해 ‘그린 조명 시스템’을 설치했다. 필요에 따라 조명의 밝기가 자동으로 조절돼 비용을 절감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출처 : NBC]
조명을 통제하는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2021년 8월 학교 직원들은 낮에도 조명 밝기가 어두워지지 않고 밤에는 더욱 밝아지는 문제를 발견했다. 시스템상 조명은 항상 켜지도록 설계가 돼있었다. 끄는 스위치가 없었던 셈이다.

조명시스템을 설치했던 회사는 이 공사 이후 수차례나 주인이 바뀌었다. 우여곡절 끝에 문제가 생긴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8월이 돼서야 설치업체로부터 수리를 위한 견적서를 받아볼 수 있었다. 수리비는 120만달러(한화 약 14억 8400만원)였다. 하지만 코로나 탓에 이 회사도 다음해 여름까지는 공사를 해줄 수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학교측은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불러 대안을 모색했지만 이 전문가도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와 원래 시공업체를 불러 전체 시스템 교체가 아닌 일부 문제만 해결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앞당겼다. 1년 반 동안 끌어온 조명 문제는 조만간 해결될 전망이다. 학교의 조명시스템 교체를 위해 필요한 부품들이 중국에서 들어와 다음달 방학기간 중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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