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수술 전 항암 화학요법, 재발률 28% 낮춘다

박정연 기자 2023. 1. 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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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환자들이 수술 전에 화학요법을 받으면 재발 위험이 28%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라 맥길 영국 버밍엄대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 수술 전 화학요법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임상종양학'에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수술 후 2년 내 대장암 재발률은 수술 전 화학요법을 받은 참가자들이 16.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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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버밍엄대
대장암을 일으키는 대장 용종.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대장암 환자들이 수술 전에 화학요법을 받으면 재발 위험이 28%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장암은 환자 3명 중 1명이 수술 이후에도 재발해 새로운 치료법이 시급한 상황이다. 

로라 맥길 영국 버밍엄대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 수술 전 화학요법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임상종양학’에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항암 화학요법은 암을 축소, 억제, 제거하기 위해 항암제를 약이나 주사로 투여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수술 후에 질병 재발을 일으킬 수 있는 암세포를 죽이는 게 목표다. 

연구팀은 영국, 덴마크, 스웨덴 85개 병원에서 105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실험 참가자 중 699명은 6주간의 화학요법을 받고 수술을 받은 후에 18주간의 화학요법을 더 받았다. 나머지 354명은 일반적인 대장암 치료를 받은 뒤 수술 후 24주간 화학요법을 실시했다.

화학요법에는 진행성 전이 대장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가 사용됐다. 세포 내에서 DNA에 결합해 암세포를 죽이는 옥살리플라틴과 항대사물질인 플루오로피리미딘을 함께 투여했다. 

분석 결과 수술 전 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들은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2년 내 대장암 재발률은 수술 전 화학요법을 받은 참가자들이 16.9%로 나타났다. 수술 후 화학요법을 실시한 참가자들의 재발률 21.5%보다 낮은 수치다. 실험에 참가한 한 환자의 경우 수술 후 6년이 지나도록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

항암제를 투여하는 화학요법은 머리가 멍해지는 ‘브레인포그’를 포함한 극심한 피로를 겪을 수 있어 환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부작용을 감수할 만큼 수술 전 화학요법이 충분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맥길 교수는 “수술 전 화학요법의 가치를 보여주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대장암 치료에 접근하는 방식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매튜 시모어 영국 리즈대 교수는 “수술 전에 화학요법을 시행한 단순한 조치가 큰 변화를 가져왔다”며 “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이 치료법을 확대하면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장암은 한국에서 유병률이 특히 높은 암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015년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대장암 발병 현황’에 의하면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45명으로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21년 대장암은 폐암과 간암에 이어 세 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암으로 나타났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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