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용 "대장동 사업, 유동규 아닌 이재명 지시라 들어"(종합)
"공공이 리스크 안져야 한다는 전제로 확정이익 방식 정해"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대장동 사업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기획본부장이 아닌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시하고 설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공사 전략사업실장이었던 정민용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사업에서 공사가 확정 이익을 받아오는 부분은 이재명 시장이 설계하고 지시하셨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지시하신 것이 자기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 대표에게) 지시받아서 하는 거라고 말했다"며 "이런 말씀을 드려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유 전 본부장이) '이 시장님이 천재같지 않냐'는 식으로도 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오는 부분이 이 시장의 지시라고 들었고 모든 부분을 설계하고 계획했다고 들었기 때문에 유 전 본부장에게서 임대주택 부지를 받아오라고 지시받을 때도 (이 대표와) 얘기가 된 걸 지시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씨는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오는 사업 방식이 부적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사업 리스크(위험)를 공공이 지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때문에 확정 이익 방식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며 "제가 판단하기로 사업 이익을 50대 50으로 나누는 것이 공사가 확정 이익을 가져가는 것보다 불리하다는 것은 정책적 결정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성남시의회가 대장동 사업 출자 타당성을 의결하기 전인 2015년 1∼2월께 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이 대표를 만나 경과를 보고했고, 이 대표가 이 자리에서 "민간사업자 이익을 이렇게 많이 가져오는데 공모가 흥행이 되겠나"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만배씨의 변호인이 정씨가 검찰에서 이같이 진술했다며 사실인지 묻자, 정씨는 "워딩 그대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정씨는 "공모지침서를 만들 때(2015년 초)는 부동산경기가 좋지 못해서 대장동 사업이 성공할지 공모가 잘 될지부터 걱정했었다"고 말했다.
공사가 1천800억여원의 확정 이익을 가져가고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이 나머지 개발이익을 모두 가져가는 수익 배분 구조는 이 대표 등이 받는 배임 혐의의 핵심 내용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김씨와 남욱·정영학·정민용씨와 공모해 민간 사업자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배임죄로 기소했다.
피고인인 정씨는 지난 공판에 이어 이날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선 두 차례 공판에서 검찰의 주신문에 답했던 정씨는 이날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답변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검찰이 유 전 본부장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하루 전인 2021년 9월 28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김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수소문한 정황도 공개됐다.
김씨의 변호인은 "압수수색 전날 유동규 피고인이 증인에게 '정진상 실장이 김만배 회장 번호를 물어보고 있으니 알아보라'고 했나"라고 물었고, 정씨는 "그렇다"며 "내가 김만배 회장 번호를 몰라서 남욱씨한테 '정 실장이 회장님 전화번호 알아보고 있다더라'고 전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내용은 정 전 실장의 압수수색 영장에도 담겼다. 검찰은 정 전 실장이 김씨를 회유하려 유 전 본부장에게 번호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고, 압수수색을 앞두고 휴대전화를 교체했던 유 전 본부장이 정씨와 남씨를 통해 김씨의 번호를 알아내 정 전 실장에게 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앞선 공판기일에 정씨가 천화동인 1호를 두고 "유 전 본부장 본인 것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 이날 출석길에 입장을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분(정민용)이 뭘 알겠나"라며 "정민용씨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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