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영광 재현 꿈꾸는 씨름, ‘토끼띠’ 최원준 “관심 높아진 만큼 책임감 느껴요”···설에는 영암서 장사씨름대회 열려
2023년 계묘년 새해, 민족 고유의 스포츠 씨름이 과거 영광 재현을 위해 뛴다. 최근 2~3년 사이 씨름의 인기가 부쩍 높아졌다. 한때 국민 스포츠로 인기를 누렸던 시간이 있었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선수 학부모와 올드팬만 찾는 텅 빈 경기장에서 대회가 열렸다. 지금까지 1980~1990년대 활약한 레전드 이만기, 강호동 등에서 씨름 스타 계보가 멈춰 있는게 현실이다.
그런데 최근은 다르다. 최근 씨름은 ‘핫’한 스포츠다.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마다 사람들이 다시 붐비고 있는데, MZ세대, 특히 젊은 여성팬들이 몰리는게 두드러진다.
1999년생 토끼띠로 씨름 인기 부활의 차세대 주자로 기대를 받는 태백급(80㎏이하) 최원준(24·창원특례시청)에게도 낯선 인기다. 최원준은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실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 많이 관심을 가져주셔 선수들끼리도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얘기할 때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원준은 통영 인평초 4학년 때 씨름을 시작했다. 이미 씨름이 비인기 종목일 때였다. 그는 씨름과 인연에 대해 “잦은 병치레로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방과 후 활동으로 축구를 했는데, 축구가 너무 인기가 많아 빈자리가 있었던 씨름으로 바꿨다”며 “사실 다른 운동에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는데 씨름에서는 달랐다. 자꾸 이기니까 재미있었다”고 했다.
씨름의 인기 부활을 책임질 세대라는 점에서 선수들도 각오도 남다르다. 씨름은 최원준과 동갑내기인 태백급 허선행을 비롯해 금강급 김기수(수원특례시청), 한라급 차민수(영암군민속씨름단), 김무호(울주군청), 한라급 오창록(MG새마을금고) 등 20대 선수들이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최원준은 “관심이 높아진 만큼 선수들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 저 같은 경우는 훈련이 힘들 때나 나태해질 때 팬들을 생각나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씨름하면 이만기 선배님이나 강호동 선배님만 기억되는 상황에서 우리 세대들이 더 부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마침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0일 전통 스포츠인 씨름의 재탄생을 도와 한국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K 씨름 진흥방안’을 발표했다. 명절 및 천하장사대회 등 4대 메이저 대회로 육성, ‘소백(경량)’급 신설, 경기 규칙 개편, 세미 프로리그 출범 등이 주요 골자다. 그리고 약 7년 만에 기업팀인 MG새마을금고 씨름단도 창단했다. 최원준은 “선수들에겐 운동하는 맛이 나는 소식이다. 관중들도 많이 찾아주시니 점점 더 재미를 붙여서 운동한다”고 말했다.
토끼띠로 새해는 맞는 각오도 특별하다. 실업 2년차를 맞는 최원준은 “안 그래도 ‘나한테 좋은 기운을 올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며 “늘 천하장사를 꿈꾸며 훈련하고 있다. 우리 팀에서 마지막 장사가 2018년에 나왔는데, 내가 ‘명문’ 창원특례시청의 영광의 문을 다시 연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선수들 뿐 아니다. 현장에서도 씨름의 인기 부활을 위해 노력 중이다. 창원특례시청 모제욱 감독은 “한동안 우리만의 리그였다가 이제 씨름을 다르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씨름계가 노력할 부분이 많다. 더 공격적인 씨름, 빠른 템포의 씨름으로 팬들을 사로잡을 콘텐츠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씨름은 현장에서 봤을 때 더 재미있다. 경기장도 많이 찾아와 주시고, ‘경기장에 와서 보니 더 재미있네’라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노력할테니 입소문도 많이 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9일부터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실내체육관에서 2023년 첫 대회인 설날장사씨름대회가 열리고 있다. 대회는 설 연휴 기간인 24일까지 계속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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