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박수홍은 이미지 메이킹 전문가"vs검찰 "2차 가해"[종합]

서울서부지방법원=윤상근 기자 2023. 1. 20. 16: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월 15일 박수홍 증인신문 출석할 듯
[스타뉴스 서울서부지방법원=윤상근 기자]
방송인 박수홍 인터뷰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61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수홍 친형 부부 소송이 증인 신문을 통해 치열한 법리 다툼에 나섰다. 박씨 변호인은 "박수홍이 이미지 메이킹의 전문가"라고 주장했고 이에 검찰도 박수홍 아내 김다예를 언급한 것을 문제삼으며 "2차 가해"라고 맞섰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는 20일 박수홍 친형 박씨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3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박씨 부부와 변호인 등이 참석했으며 총 5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날 증인신문에 나선 5명은 모두 박수홍의 연예활동을 함께 한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였다. 이들은 검찰이 물었던 여러 인물에 대해 모두 "잘 모른다"라고 답했다. 검찰이 언급한 이들은 라엘 또는 메디아붐에서 일을 했다고 박씨 측에서 주장한 인물이었으며 이중에는 박수홍의 부모의 이름도 거론됐다. 하지만 이들은 대체적으로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은 이들에게 박씨 부부와의 관계에서부터 라엘과 메디아붐을 인지하는지 여부, 박수홍 활동 관련 각각의 업무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고 박수홍의 현금 및 카드 사용에 대한 부분과 박씨와의 절세 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본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후 박씨 변호인은 이들에게 회사 직원을 알지 못할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담긴 질문으로 일관했다. 또한 한 스타일리스트에게는 채용 과정에 대해 답변이 이해가 가지 않자 "코디 일을 제대로 한 것이 맞냐?"라고 되묻기도 했고, 한 매니저에게는 회사 명의로 박수홍 아내 김다예의 이름으로 입금이 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씨 변호인은 "박수홍은 이미지 메이킹 전문가로서 수개월 전부터 친형을 악마화했다. 그런 이후 고소를 했다"라며 "피고인의 악마화된 이미지는 내 주관적인 의견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자 검사가 즉각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변호인은 "공개 법정에서 부동의한 질문을 언급한 것이 부적절한 것을 인정하지만 이미 피고인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패륜범이 돼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먼저 증인신문에 나선 이모씨는 2016년부터 2년 정도 박수홍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했다고 밝힌 이후 "박수홍 친형을 대표님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님은 박수홍 매니지먼트 대표님으로 알고 있고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다. 박씨 아내는 촬영장에서 봤으며 자주 보진 못했다. 박수홍과는 2년 가까이 스타일리스트로 일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재직 당시 김모 매니저가 있었고 그 사람만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수홍 일 섭외는 잘은 모르지만 회사를 통해 들어오는 걸로 알고 있다. 박수홍이 카드나 현금 결제 중 뭘로 하는지, 은행을 들렀는지 등은 알지 못한다. 박수홍과 박씨와 현금 등에 대해 주고받은 것도 본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타일리스트 18년차 경력의 정모씨도 박씨를 대표님으로 인지하고 있고 "회사 이름은 기억이 잘 안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수홍이 고용한 스타일리스트 대표"라고 자신의 직책을 언급하고 "라엘이라는 회사는 들어보지 못했고 월급 때문에 메디아붐이라는 회사는 인지했다"라고 말했다. 정씨는 "1인 기업이나 다름이 없어서 바로 박수홍에게 또는 대표님이나 매니저에게 따로 가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라며 "섭외를 위한 선물 또는 상품권을 주고받은 모습을 본적은 없고 박수홍은 밥 사먹으라고 카드를 주로 줬던 기억이 나고 현금 쓴 걸 본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두 사람이 돈을 주고받았다거나 절세를 위해 논의를 한 걸 본 적이 없다"라고도 말했다.

3번째로 참석한 증인 이모씨는 박씨를 알지 못한다며 "매체를 통해 인지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박씨 부부를 전혀 모른다"라며 "박수홍 스타일리스트로 2020년부터 약 1년 일했다. 메디아붐이라는 회사도 잘 모르지만 통장에 월급이 찍혀서 알고 있었다. 사실 회사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지 않았고 박수홍 일 관련해서라고만 인지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함께 일한 매니저만 인지했다"라고 덧붙이며 앞서 두 증인에게 했던 같은 질문에 대해 대체적으로 모른다고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씨는 "패션 디자인 일을 6년 정도 일했고 친구인 스타일리스트가 연예인을 담당해서 소개를 받고 박수홍 코디 일도 했다. 박씨를 알지 못하는 것이 취업을 했다기보다 일손 도움 차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 스스로 독립된 사무실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씨 변호인이 "매니저 번호도 잘 모르고 옷도 방송국에 들고 가지 않았다는데 정식 코디로 일한 게 맞냐? 당시 매니저는 이씨를 거의 본적이 없다고 들었다. 박수홍이 박씨 모르게 채용한 건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씨가 "프리랜서로 계약했다"라며 채용 과정 등에 대해 설명했고 검사가 박씨 변호인의 질문에 박수홍 아내 김다예를 언급한 것을 문제삼았다.

이에 변호인은 "박수홍의 고소 내용이 가족 간의 일이고 명확한 증거가 없는 부분이 있고 (결국 고소의 근거에는) 박수홍의 진술밖에 없는데 언론을 통해 꾸민, (박수홍이 주장하는) 가공의 인물에 대해 잘 몰랐다라고 주장하는 게 모든 일을 피고인이 했다는 주장을 저희 입장에서는 깨야 방어권이 보장되는데 (김다예 언급은) 중요한 질의"라고 말했다. 이어 "박수홍이 받아야 할 돈을 박씨에게 요청해서 김다예에게 입금했다. 박수홍이 회사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이 입증된 부분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밝힌 증인 전모씨는 "라엘에서 매니지먼트 매니저이자 박수홍 매니저로 일했고 지금은 매니저가 아니다. 2022년 5월까지 일했다. 박수홍 방송 일정 픽업과 스케줄 케어 일을 했다"라며 "정모씨가 그만두고 이씨가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수홍 섭외가 오면 나에게 연락이 오거나 박씨에게 연락이 갔다"라며 "박수홍이 선물이나 상품권, 식사 대접을 한 걸 본적은 없다. 법인카드를 주로 사용했다. 정산을 위해 주로 법인카드를 썼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수홍이 절세를 위해 박씨와 상의를 한적이 있는 걸 본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수홍 매니저 일을 그만 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박수홍의 개인 스케줄까지 동행하진 않았고 그래서 박수홍 가족에 참석한 적도 없었다. 가족끼리 언급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박씨 변호인은 스타일리스트 정씨와 이씨와 함께 일하며 증인에게 더 업무가 가져가는 것에 대해 추궁했고 증인은 "그런 부분은 크게 느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이후 재차 김다예와의 관계를 묻기도 했고 울릉도 행사에 김다예를 동행했는지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사람 명의로 행사비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고 이후 변호인이 김다예의 이름으로 메디아붐에서 7000만원이 입금됐다고 밝히며 "김다예의 매니지먼트 일을 했나?"라고 물었고 이에 증인은 아니라고 답했다.

마지막 신문에 나선 김씨는 "라엘과 메디아붐을 모두 알고 있다. 박수홍과는 현재 형 동생 사이이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니저로 일했다. 라엘과 메디아붐 모두 매니지먼트 회사로 알고 있었고 박수홍과 박씨 부부의 회사로만 인지했다. 내가 일했을 때 스타일리스트 이씨와 정씨와 각각 함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회사가 공용오피스로 운영됐다. 명목적인 회사를 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박수홍 가족 모임에 참석한 적은 있었지만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모른다"라고 답하고 "2018년 박수홍 여자친구의 컴퓨터를 설치해준 적이 있다. 돈을 어떻게 지불했는지는 기억이 안나고 용산 전자상가에서 구매했으며 카드로 결제했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연예기획사를 설립해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며 회삿돈과 박수홍 개인 자금 등 총 61억 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2022년 9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박수홍의 개인 계좌에서 29억원을 무단으로 인출하는가 하면 회사 인건비 허위 계상으로 1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회사 자금 11억7000만원을 빼돌려 부동산을 매입하는가 하면 신용카드를 결제 등 방식으로 회삿돈 1억8000만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박수홍의 돈으로 변호사 비용을 지불한 사실도 드러났다.

다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합의에 따른 정산 약정금 미지급 등은 혐의가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고 제외했으며 박수홍이 친형 부부 권유로 가입했다는 다수의 생명보험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보험계약자와 수익자, 보험금 납부 주체가 보험 계약별로 동일해 그 자체로는 범죄가 구성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앞선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일부 공소사실은 인정하지만 법인카드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증인신문을 마치고 다음 증인으로 박수홍을 신청했다. 이에 박씨 변호인은 "박수홍 부모도 증인으로 신청했으면 한다"라고 답했고 검찰은 이에 "강하게 제지를 해도 쉽지 않았다. 이들을 모두 증인신문을 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아버지 입장에서 이해가 되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증인 보호가 필요해 보이며 교차 신문을 하더라도 최대한의 안전이 필요하다"라고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이를 듣고 "박수홍만 증인으로 출석하게 하겠다"라고 답하고 다음 기일을 3월 15일로 정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서울서부지방법원=윤상근 기자 sgyoon@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