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비아이, 음주운전·학폭보다 관대한 연예계 마약 논란 [ST이슈]

송오정 기자 2023. 1. 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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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여진구, 최민호, 하정우 / 사진=티빙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대중 감수성과 맞지 않는 재판 결과가 나오면 흔히들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조롱하곤 한다. 그런데 연예계에서도 유독 마약과 관련해 솜방망이 같이 유한 반응이 대중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19일 티빙 예능 '두발로 티켓팅'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하정우, 주지훈, 민호, 여진구를 비롯해 이세영 PD가 참석했다.

문제는 하정우, 주지훈이었다. 4명의 출연진 중 마약으로 사회에 물의를 빚었던 배우를 둘이나 기용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은 "문제있는 연예인 출연시켜서 사회 영향력 보다는 화제성을 고려하는 건가? 너무 유해하다", "어떻게 이 두 사람을 모아서 예능을 하는 거냐. 어이가 없다", "마약 예능인 거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지훈은 지난 2009년 4월 고인이 된 예학영의 아파트에서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같은 해 6월 징역 6월에 집행 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 추징금 36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주지훈은 KBS EBS MBC 등에 출연하지 못했고, 2010년 2월 현역 군 입대했다.

하정우의 경우 지난 2020년 친동생 차현우(본명 김영훈)의 명의로 프로포폴을 투약받으면서, 마약류 관리법 및 의료 실명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처음엔 약식기소됐으나, 약식 처리 사안이 아니라는 판사 의견에 따라 정식 재판이 열려 하정우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불법 투약을 인정하고 사과를 전했지만, 하정우 역시 KBS 출연 정지 연예인 명단에 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런 두 사람은 최근 지상파 방송 대신 영화 및 OTT를 통해 팬들을 만나고 있다. 자숙 후 복귀하긴했지만 일각에서는 스타들의 마약 범죄에 연예계가 다소 관대하다고 말한다. 특히나 방송 등에서 마약 투약 관련 범죄를 희화화해, 웃어 넘기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도 마약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을 낮추는 행위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휘성, 비아이 / 사진=DB


두 사람만이 아니다.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는 과거 3차례에 걸쳐 대마를 흡연하고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마약의 일종인 LSD를 구매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사회봉사 80시간, 약물치료 강의 수강 40시간, 150만원의 추징금을 명령했다.

그러나 비아이는 재판 기간에 음반 발매, 에픽하이 앨범 수록곡 피처링 등 활동을 강행해 비난받았다. 당시 아이오케이 측은 "그저 복귀나 자숙의 모습을 위한 행위가 아닌 아티스트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영향력이 조금이라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했다"며 기부앨범을 발매했다고 해명했다.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된 상황에서도 지난해엔 비아이가 채널S·웨이브의 'WET! : World EDM Trend' 고정 MC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진 이후 스케줄 문제로 중도 하차했다.

가수 휘성 역시 프로포폴을 구매 및 투약한 혐의로 도마 위에 올랐다. 게다가 2020년 3월에는 프로포폴과 비슷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하고 건물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충격을 더했다. 결국 휘성은 징역 1년형 집행유예 2년에 사회봉사 40시간, 약물치료강의 40시간을 선고받고 KBS 출연정지 명단에 올랐다. 그러나 자숙은커녕 몇 개월 만에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개최하고 지난해에도 콘서트, 팬미팅만 아니라 MBN 드라마 '스폰서' OST에도 참여했다.

앞서 음주운전, 학교폭력 등 연예계를 뒤흔든 논란에 여론의 거센 비난을 의식해 작품에서 하차하거나 팀에서 탈퇴하는 스타들도 있었다. 그런데 마약 혐의로 처벌받은 연예인들이 뭉쳐 방송을 하고, 자숙보다 활동을 강행하고, 또 이를 큰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업계의 이러한 행보는 대중에게 '연예계는 마약에 관대하다'는 불신만 남겼다.

최근에도 돈 스파이크를 시작으로 연예계 마약 게이트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유독 마약과 관련해 유한 업계 분위기가 연예계 마약 파문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만하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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