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이어 만수르도...오일머니가 K배터리에 줄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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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중동 국가들의 K-배터리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 속에 탈(脫)석유 추세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친환경 첨단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배터리의 안정적인 확보가 절실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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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중동 국가들의 K-배터리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 속에 탈(脫)석유 추세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친환경 첨단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배터리의 안정적인 확보가 절실한 까닭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UAE는 최근 진행된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300억달러(약 37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한국산업은행이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SIP)를 체결했다. 유망한 국내 기업에 대한 공동 투자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투자 대상에는 배터리가 포함됐다.
같은 중동 국가인 사우디의 경우 UAE보다 높은 관심을 보인다.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루시드모터스 등에 투자했다. 이어 배터리로 눈을 돌렸다.
작년 초 PFI는 SK온 프리IPO 참여를 타진했다. 실제 투자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업계는 경기가 반등하면 PFI가 국내 배터리업체에 재차 투자를 타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루시드모터스가 사우디 신도시 '킹 압둘라 이코노믹 시티(KAEC)'에 중동 최초의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는 만큼 자국 내 배터리 수요 역시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산유국 사우디·UAE 등이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는 게 다소 어색하게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들이 산유국이기 때문에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확산하고 탈(脫)석유 움직임이 거세다. 대부분 산유국은 석유가 매장돼있다는 이유만으로 부를 축적했지만, 덕분에 기간산업 육성에 소홀했다.
2030년부터 속속 내연차 판매가 금지되는 나라들이 늘어나면서 석유의 수요도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중동의 산유국들이 북미·유럽·동아시아 선진국의 기술과 산업시설 등을 유치해 자국 산업 육성에 이를 극복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지난해 월드컵을 개최한 카타르는 대규모 스포츠 행사와 국제 이벤트를 유치를 새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처럼 사우디·UAE는 리야드·두바이를 중심으로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유치사업을 확대하고 친환경 신도시를 건설해 첨단산업 유치를 구상한다.
이들이 구상하는 친환경 도시는 연료 소모가 심한 고출력의 슈퍼카가 아닌,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으로 충전된 전기차가 다닌다. 발전된 전력을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도, 전기차에도 배터리는 필수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북미·유럽·중국 등이 배터리 시장의 전부가 아니"라면서 "ESS 등으로 폭을 넓힌다면 중동과 호주도 대규모 배터리 수요처며, 중동의 경우 전기차 도입량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점차 배터리 소비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은 건조하고 잦은 모래바람 때문에 먼지가 많아 내연차의 수명도 길지 않은 곳"이라면서 "전기차나 ESS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교체주기 역시 짧을 것으로 예상돼, 사용량 대비 배터리 소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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