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까지 1시간도 안 걸렸다"…'이강준 지명' 키움의 움직임, 망설임 없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20일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을 획득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한현희의 보상선수로 투수 유망주 이강준을 지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강준은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33순위로 KT 위즈의 지명을 받았다.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리는 이강준은 제구만 잡히면 대성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KT 시절에는 이강철 감독이 특히 아낄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난 투수다.
이는 롯데의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는 2021년 내야 유틸리티 자원 오윤석과 포수 김준태까지 즉시전력감 두 명을 내주고 KT로부터 이강준을 받아왔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본 롯데의 움직임이었다. KT와 마찬가지로 롯데도 이강준에게서 가능성을 봤던 것이다.
하지만 롯데에서 성장세는 기대에 못 미쳤다. 이강준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직후 9월 8경기(5이닝)에서 평균자책점 3.60으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후의 흐름은 좋지 않았다. 이강준은 2022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13경기(9⅔이닝) 평균자책점 10.24의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롯데는 키움이 오는 5월 상무 입대를 앞둔 이강준을 지명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제외했다. 그러나 이 틈을 키움이 놓치지 않았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고형욱 단장은 "두 명만 보호 선수 명단에서 빠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마침 둘이 다 빠졌다. 그리고 고심 끝에 이강준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KT, 롯데와 동일하게 고형욱 단장 또한 이강준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했다. 고형욱 단장은 '이강준이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말에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다. 상무에서 경험을 쌓으면, 얼마나 좋은 선수가 되겠나"라며 "이강준은 퍼포먼스가 대단하다. 정말 좋은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두 명의 선수를 두고 저울질을 했지만,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고형욱 단장은 "한현희가 롯데와 계약을 마친 직후 롯데의 선수 명단을 뽑아서 검토했고, 명단을 받은 후 결정을 내리는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형욱 단장은 과거 이강준의 모습을 보기 위해 강원도 원주까지 발걸음을 옮기기도 했다. 그는 "내가 워낙 스카우트에 관심이 많다 보니 원주에서 공을 던지는 것을 보러 갔다. 이강준이 100구가량을 던졌는데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더라. 체력이 상당히 좋고, 볼을 던지는 요령을 아는 선수"라고 말했다.
고질적인 제구 문제가 있지만, 이강준은 컨트롤까지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형욱 단장은 "제구가 잡힐 선수가 있고 아닌 선수가 있지만, 이강준은 가능한 선수다. 그리고 볼 끝의 힘과 무브먼트가 상당하다. 멘탈이 강해지고, 경험만 쌓는다면 크게 성장할 선수"라고 극찬했다.
한편 이강준은 20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롯데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괌으로 떠났다. 이강준은 21일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키움 선수단 합류를 준비할 예정이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이강준.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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