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사고' 알렉 볼드윈, 과실치사 혐의 기소…최대 18개월 징역형

알렉 볼드윈./사진=로이터/뉴스1

영화 촬영 도중 실탄이 장전된 소품용 총을 쏴 감독을 숨지게 한 미국 배우 알렉 볼드윈(65)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볼드윈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 발생 1년 3개월 만이다. 영화 무기류 소품 관리자였던 한나 구티에레즈 리드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다.

앞서 볼드윈은 2021년 10월21일 뉴멕시코주 산타페이 한 목장에서 영화 '러스트'(Rust) 촬영 리허설 중 소품용 권총을 발사하는 장면을 연습했다.

그런데 이 총에서 공포탄이 아닌 실탄이 발사되면서 맞은편에 있던 헐리나 허친스 감독이 가슴에 총을 맞고 숨졌다. 그의 뒤에 있던 조엘 수자 감독도 어깨에 부상을 입었지만, 검찰은 이에 대한 혐의는 묻지 않을 계획이다.

뉴멕시코주 법에 따르면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1년6개월 징역형과 5000달러(한화 약 618만원) 벌금형에 처한다. 배심원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과실을 넘어서는 범죄 혐의를 추가 입증할 경우 최대 5년 징역형도 가능하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알렉 볼드윈./사진=AFP=뉴스1

검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러스트' 제작진은 실탄과 소품용 공포탄을 구분하지 않고 뒤섞은 상태로 보관했다. 또 실탄이 소품용 총에 장전된 것을 점검하지 않은 채 볼드윈에게 총을 건넸고, 볼드윈도 총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아 비극이 발생했다.

볼드윈은 사고 이후 2021년 12월 ABC방송 인터뷰에서 "어떻게 실탄이 촬영장에 들어왔고 장전까지 돼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난 카메라 옆을 겨눴고, 절대 누군가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소품 실험과 법의학 감식을 통해 "방아쇠를 당기지 않고서는 총이 발사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해 10월 고(故) 허친스 감독의 남편 매슈 허친스는 볼드윈에게 제기한 민사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족에 대한 위로금 지급이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민사소송 합의는 형사 기소 여부와는 무관하다.

허친스 감독의 유족 측은 성명문을 통해 "어떤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이 가족에게 위안이 된다"며 검찰의 기소 결정을 지지했다.

반면 볼드윈의 변호인 루크 니카스는 "검찰 결정은 끔찍한 오심"이라며 "볼드윈은 총기나 세트장에 실탄이 있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 우리는 이 혐의에 맞서 싸워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촬영이 중단됐던 영화 '러스트' 제작은 올해 재개된다. 유족 매슈 허친스는 안전 문제 등을 감독하는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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