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골프 '때아닌 봄바람' … 후원사 쇄도
올해 KPGA 선수 영입 결정
우리금융도 남자선수 늘려
금강주택, 최영준 등과 계약
"男골퍼들 비용 대비 효과 커"
지난해 11월 시작된 한국 골프 스토브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의 행선지가 대부분 결정됐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이번 스토브리그는 여러 선수를 영입해 골프단을 창단하던 예년과 달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등 각 투어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스타 선수 한 명을 영입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하나의 특징은 남자 선수에 대한 관심이다. 코리안투어를 누비는 선수들의 영입을 고려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에서 남자골프는 오랜 기간 여자골프 인기에 밀려 '찬밥' 대우를 받아 왔다. 한국 골프계에서는 '여고남저(女高男低)'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관계자들이 입을 모을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까지 알려진 여러 소식에 따르면 모자 정면에 새로운 스폰서 로고를 달고 코리안투어를 누비는 선수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남자 선수 후원으로 눈을 돌린 기업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건 BC카드다.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인 장하나(31)를 포함해 오랜 시간 여자 선수들을 위주로 후원해온 BC카드는 남자 선수들로 골프단을 꾸릴 예정이다. BC카드 관계자는 "지난 12년간 여러 여자 선수를 후원하는 등 KLPGA 투어 발전을 위해 힘써 왔다"며 "올해부터는 남자 선수를 지원할 계획이다. 잠재력이 뛰어난 남자 선수들을 영입해 골프단을 구성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황중곤(31)과 이준석(35·호주) 등을 영입해 홍보 효과를 제대로 봤던 우리금융그룹도 올해 선수단 수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안투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황중곤과 이준석이 우리금융그룹 모자를 쓴 첫해부터 정상에 올라 몇몇 선수들을 추가로 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2~3년간 코리안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와 계약한 것으로 들었다. 잠재력이 뛰어난 기대주와도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단 창단 2년 차가 된 금강주택도 최근 지난해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오픈 우승자인 신용구(32·캐나다), 올해 코리안투어에 데뷔하는 특급 신인 최영준(21)과 계약을 맺었다. 금강주택 관계자는 2명의 코리안투어 선수를 추가 영입한 것에 대해 "한국 남자골프 발전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스릭슨투어를 누비는 2명의 선수와도 계약을 맺었다. 계속해서 골프단 규모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기업이 남자 선수 영입에 나서는 이유는 골프팬들의 관심이 높아져서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코리안투어를 거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한 임성재(25)와 김주형(21), 이경훈(32) 등이 맹활약을 펼치면서 골프팬들이 남자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다"며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도 인기가 올라가는 데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여자 선수들의 높아진 몸값도 기업들이 남자 선수로 눈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다. 한 관계자는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경우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KLPGA 투어 선수들과는 다르게 합리적인 비용으로 후원할 수 있어 만족도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졸업생 95% 해외명문대 합격…“교과서 없이 토론으로 수업” - 매일경제
- “제발 우리 아파트 좀 사주세요”…금융위기 때보다 집 팔기 힘들다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치즈버거 주문할게요“…바이든, 햄버거 가게에 전화한 이유 - 매일경제
- 연차 붙이면 최장 12일의 황금 휴가…가능한 시기는 언제? - 매일경제
- 시동 건 목동 재건축…노른자는 5·7단지, 가성비는 12단지 - 매일경제
- “우크라이나 용병을 왜 여기서 모집해?”…러시아 우방도 ‘발끈’ - 매일경제
- 직원들은 잘릴까봐 덜덜 떠는데…콘서트 즐긴 최고경영진들 - 매일경제
- “지금이 저가매수 기회”...해외주식 떠난 서학개미도 이 종목은 샀다 - 매일경제
- [속보] 전장연, 삼각지역 탑승 시위...4호선 상행 30여분 지연 - 매일경제
- 오지환 역대 유격수 최고액 사인, 윈-윈 계약으로 평가받는 이유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