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 … 재정 쏟아부으며 나랏빚 400조 늘어
명목소득 460만원 늘 때
가계빚은 914만원 '껑충'
국가부채도 1100조 육박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꼭 3년이 됐다. 그동안 국민의 경제생활은 '보릿고개'의 연속이었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지원이 늘어난 덕에 3년간 1인당 명목소득은 460만원 증가했지만 물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실질소득은 평균 9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나랏돈 지출이 늘며 올해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 1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20일 매일경제가 기획재정부·한국은행·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민 경제 변화상을 분석한 결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20년 3744만원에서 지난해 말 4204만원으로 12.3%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한은의 성장 전망(2.6%)과 기재부의 GDP 디플레이터 증가율(2.5%), 유엔의 인구 추계치(5183만명)를 바탕으로 산출한 수치다.
코로나19 충격 이후 성장률 기저 효과와 재난지원금 등의 영향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돈의 힘으로 파국은 막았지만 풀린 유동성에 물가가 오르고 가계빚이 폭증하며 실질소득은 주춤했다. 코로나19 사태 3년간 1인당 실질소득은 3530만원에서 약 3620만원으로 2.5% 찔끔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물가에 기름을 부은 것도 코로나19다. 각국에서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공급망이 교란되며 상품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국제 원자재값이 급등했다. 2020년 0.5%에 그쳤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1%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3년간 누적 상승률은 8.3%에 달했다.
전임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3년간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하지만 이는 1000조원이 넘는 나랏빚 부담으로 돌아왔다. 기재부는 지난해 국가채무가 1069조원을 넘어선 후 올해는 1134조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411조원 불어날 것으로 봤다.
경기 부양을 위해 한은이 공격적으로 돈을 풀자 주식·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서민들이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며 가계빚은 역대 최대인 1871조원(지난해 3분기 기준)까지 불어나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됐다. 가구당 평균 부채는 코로나19 사태 3년간 8256만원에서 9170만원으로 11.1% 증가했다. 특히 빚투에 나선 젊은 층에서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랐다. 최근 3년 새 29세 이하 가구의 부채는 3479만원에서 5014만원으로 44.1% 뛰어 전 연령을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빈부 격차 역시 커졌다. 지난해 소득 상위 20% 가구의 평균 자산은 16억5457만원으로 하위 20% 가구(2584만원)의 64배에 달해 자산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던 구조 개혁을 단행하면서 심각해진 양극화 문제까지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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