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발목 잡혔던 증권주, 드디어 날개짓?…‘신중 또 신중’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1. 2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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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증권주들이 모처럼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가 증권주들의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에 대해 신중론을 내놓고 있다. 업황 악화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우려되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우려도 아직까지 악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 이날 627.22로 마감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12.88%가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7.10%)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개별 종목으로 봐도 한화투자증권은 연초 2360원에 출발해 이날 3055원에 마감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30.00%가 올랐다. 유진투자증권(16.67%), 유안타증권(14.20%), SK증권(11.65%) 등도 일제히 상승세다.

최근 증권주가 큰 폭으로 오른 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규제 완화로 인해 투자 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증권주들의 수익률이 올라오긴 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그동안의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그동안의 낙폭을 메우기엔 역부족인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폐장일 기준 2350원에 마감하면서 연초 6450원에 출발했던 주가대비 63.22%가 빠졌다. 유안타증권(-40.42%), SK증권(-38.20%) 등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은행의 본격적인 금리인상에 시장이 침체기에 돌입한 데다 하반기 들어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대폭 꺾였다. 작년 증권사들의 부진한 실적도 투자심리를 더 끌어 내렸다.

증권가에서도 증권주를 더 신중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분양 우려가 해소되자 증권사의 PF 부실 위험 우려가 잠재워지긴 했지만 단기간에 해결되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증권사들(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의 작년 4분기 추정 당기순이익 합계를 전년대비 41.9% 하락한 4381억원으로 내다봤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및 신용 스프레드 상승, 금융시장 불안 지속 등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지속된 가운데, 증권사들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트레이딩, 투자은행(IB) 등 사업 부문 전반에서 부진한 업황을 반영할 전망이다”며 “향후 증권사의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는 유동성 리스크보다는 신용 리스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리스크의 경우 연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된 반면, 신용 리스크는 완화의 전제조건이 기초자산인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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