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풀타임’ 토트넘, 맨시티에 2-4 역전패…콘테 “수비 대량 실점, 내 탓”
손흥민이 선발 풀타임 출전한 토트넘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전에서 전반 2골을 먼저 넣고도 후반 대량 실점하며 연패 수렁에 빠졌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순연 원정 경기에서 2-4로 졌다.
토트넘은 10승 3무 7패(승점 33)로 5위에 머물렀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에 오르려면 승점이 5점이 더 필요하다. 이날 승점 1점도 챙기지 못하면서 6위 풀럼(승점 31)에 여전히 쫓기는 신세다.
특히 직전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0-2로 패한 상황에서 반전이 필요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도 후반에만 4골을 허용하면서 분위기는 더 가라앉게 됐다.
전반에는 토트넘이 웃었다. 데얀 클루세브스키가 44분 맨시티 골키퍼 에데르송의 패스를 가로채, 왼발로 반대편 골대를 보고 깔아 차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3분 뒤 전반 추가시간에는 에메르송 로얄의 헤딩 골까지 터지면서 2-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후반 맨시티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후반 6분 페널티박스에 있던 훌리안 알바레스가 문전 혼전 중 자기 앞에 떨어진 공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추격 골을 넣었다. 2분 뒤에는 리야드 마흐레즈의 로빙 패스를 엘링 홀란이 헤딩 골로 연결시키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 18분에는 마흐레즈가 직접 골을 터뜨리며 맨시티가 3-2로 앞섰다. 마흐레즈는 후반 45분 토트넘 수비수 클레망 랑글레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가로채 득점에 성공하며 쐐기를 박았다.
손흥민은 3-4-3 전형의 왼쪽 공격수로 나섰는데, 전후반 통틀어 단 한 차례 슈팅을 날렸다. 전반 36분 왼쪽 센터백 벤 데이비스가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이날 경기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이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현지 매체들로부터 2~6점대 낮은 평점을 받았다. 패스정확도는 87%를 기록했지만, 적은 볼터치(30회)와 낮은 볼경합 성공률(14%)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영국 매체 ‘90MIN’은 손흥민에게 평점 2점을 부여하면서 “자신감이 모자랐다. 토트넘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공격수였다. 남은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혹평했다.
토트넘의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도 혹평을 받았다. 현지 매체 ‘풋볼 런던’의 알레스테어 골드 기자는 “맨시티의 3골은 페리시치가 위치한 왼쪽 측면에서 나왔다”고 지적하며 평점 4점을 부여했다. 페리시치는 마흐레즈에게 수차례 돌파를 허용하면서 팀 패배에 빌미를 제공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의 선수 기용, 전술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페리시치는 콘테 감독이 이전 소속팀 이탈리아 세리에A 인테르 밀란에서 데려왔다. 공격 성향이 강해 손흥민과 동선이 자주 겹치고, 손흥민의 수비 부담만 늘려 토트넘의 공격력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콘테 감독은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수비진 대량 실점은 자신의 실수라고 인정했다. 그는 “선수 개인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4골을 내줬다면 가장 먼저 책임지는 사람은 감독”이라며 “실수는 곧 더 짜임새 있는 수비가 필요했다는 뜻이라서 내 책임이 맞다”고 말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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