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선 못본 현수막"… 초선 시의원들의 협치 울림
여야 함께 설 메시지 주목
설을 하루 앞두고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선 대통령의 순방 중 발언과 간첩단 사건 등을 둘러싼 공방이 난무한 가운데 과천시의회 여야 새내기 의원 4인의 특별한 설맞이 현수막이 화제가 됐다. 하나의 현수막에 '화합'의 메시지와 함께 여야 의원이 환하게 웃는 모습의 사진을 나란히 올린 것이다.
20일 과천지역 정가에 따르면 지난 18일 과천시의회 소속 황선희 국민의힘 의원(53)과 박주리 더불어민주당 의원(38)이 합동으로 신년 인사 현수막을 설치했다. 해당 현수막에는 좌우로 각 의원의 직함과 사진이 새겨져 있고, 중앙에는 '과천시민을 위해 한마음으로 뛰겠습니다'라는 화합의 문구가 적혀 있다.
여야 시의원이 한 현수막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는 자체가 이례적이다. 설치 장소는 갈현동(지식정보타운)과 문원동 등 2곳이다. 같은 지역구(문원·부림·갈현동)를 둔 이들은 앞서 본예산 심의에서도 지역 현안에 뜻을 모아 관련 사업에 대한 의견을 과천시에 전달하는 등 정파를 초월한 의정 활동을 펼쳐 주목받았다.
이번 현수막 제작과 설치 비용은 두 의원이 반씩 분담했다. 이들은 둘 다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통해 시의회에 입성했다. 박 의원은 8년 경력의 간호사로 작년 이재명 청년 선거대책위원회 공공의료품질관리위원회에서 간호 정책을 제안하고 만삭의 몸으로 지지 연설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정치가 시민들 시름을 달래주기는커녕 정치 때문에 오히려 시름이 는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정치가 드리는 희망을 꽃피워보겠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었다. 황 의원은 서초구 진로직업체험센터장 등 지역 내 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다 지역 생활 정치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한다.
이들 지역구인 '나'선거구 옆의 '가'선거구 의원인 우윤화 국민의힘 의원, 이주연 민주당 의원도 동일하게 현수막을 제작하고 "과천시민을 위해 한마음으로 뛰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실었다. 우 의원도 "시와 시민을 위한 협치 마음을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허구한 날 정쟁만 일삼고 있는 여야 국회의원들에게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기 때문에 중앙 정치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동학 전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은 SNS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대한민국은 이 난국을 뚫고 전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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